“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한 편의 드라마가 일으킨 인기 돌풍으로 보기엔 너무 대단했다. 3일 일본을 방문한 배용준은 현지 언론의 표현대로 열도를 ‘패닉 상태’로 몰고 갔다. 그가 입국한 하네다 공항에 5,000명의 팬이 모인 것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일본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배용준이 묵은 호텔에는 오전 7시부터 로비에 여성팬들이 진을 치고 밤늦게까지 떠날 줄 몰랐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욘사마(‘용준’의 일본식 준말 ‘욘’과 일본말의 극존칭 ‘사마’를 합쳐 만든 배용준의 일본 애칭)’와 눈길이라도 한번 마주치는 것이다.
이제 일본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상징이 된 배용준을 8일까지 머무는 숙소인 도쿄 아카사카 뉴오타니호텔 로열 스위트룸에서 만나 얘기꽃을 피웠다.
―일본 팬들의 반응이 너무 뜨겁다. 느낌이 어떤가.
▲솔직히 깜짝 놀랐다. 예전에 출연했던 KBS 드라마 ‘첫사랑’의 연출자 이응진 선생님이 나에게 “너는 아이들의 국어선생님이다. 말과 행동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했던 말이 요즘 정말 실감난다.
―4일 팬미팅 때 수천명의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도 호텔과 행사장 주위에 몰려 있었는데.
▲차에서 내려 비를 맞으며 서있는 팬들의 손을 잡거나 인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 경찰이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창문도 내리지 못하게 했고,차도 일정 속도 이상을 유지하게 했다. 너무 아쉽고 미안했다.
―3월6일 대만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이곳 일본까지 4개국을 방문하는 팬미팅을 마무리하며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제 이들과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 우리 팬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서로 좋아하는 것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힘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팬문화를 이끌고 싶다.
―그런 팬들의 사회 봉사활동에 본인이 나설 생각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다. 좋은 일은 남이 모르게 해야 한다지만 오히려 대중적으로 인지도 있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큰 자극과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각국에서 출연섭외가 쇄도한다고 들었는데.
▲이제 아시아는 국가와 문화 종교를 초월해 하나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내 준비가 미흡하다. 다른 나라 작품에 출연하려면 언어 뿐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 말?해외의 뜨거운 러브콜에 대한 대답으로 이해해도 되는지.
▲아직 준비 중이라고 했지만 글쎄,내가 정말 승부를 걸만한 작품이나 연출자,또는 상대역이 나선다면 그때는 또 모르겠다.
― 외국에서 뜨거운 환영을 받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국내 팬들도 있는 것 같은데…
▲집에서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밖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겠는가. 내가 해외에서 이런 사랑을 받는 것은 그에 앞서 나를 믿고 좋아해준 국내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해외일정을 마치고 국내에 돌아가면 적당한 시기를 봐서 팬들과 정식으로 만나고 싶다.
―20대에서 60대 할머니까지 팬들의 나이가 다른 스타들에 비해 넓고 다양한데.
▲나이는 나보다 많아도 마음은 10대 소녀같이 맑다. 그들의 눈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감정이 순간적인 것이 아닌 진실되고 순수하다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는 국적과 연령의 구분이 없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서 여자친구와 같은 민감한 사적인 질문에도 너무 편하게 대답을 하던데.
▲뭐,아직 결혼을 약속한 것도 아닌데…. 그냥 편하게 연인으로서 부담없이 좋게 만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숨기고 싶지 않다. 다만 시시콜콜 신상을 물어보는 것은 싫다.
―하지만 새끼 손가락에 못 보던 반지를 낀 것 같은데
▲선물 받은 게 아니다. 나는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액세서리를 구입한다.‘겨울연가’ 때도 그랬다. 이 반지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 들어가면서 산 것이다. 그런데 ‘왜 새끼 손가락에 끼냐’고 묻는다면 엄지에 끼면 이상하지 않은가.
/도쿄(일본)=김재범 oldfield@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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