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4명의 미국인이 팔루자에서 살해된 후 미군 당국은 “정확하며 압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그러나 누구를 향해 압도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인가. 또 이를 이루기 위해 얼마만한 병력이 필요한 것인가.
7일 현재 1,200명의 해병이 팔루자를 에워싸고 있다고 한다. 팔루자는 뉴저지 뉴웍 규모의 도시다. 현재 이라크는 시아파들의 미군에 대한 봉기로 인한 내전 중이다. 미국은 지금처럼 73세 된 시아파 지도자인 시스타니에 운명을 의지한 적이 없다. 그가 이라크 시아파를 대변하는 유일한 목소리라 해도 그처럼 한 사람 의존도가 높은 것은 위험한 일이다. 거기다 30살 난 그의 라이벌 목타다 사드르는 미국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고 있다.
그는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테러 단체와 연계돼 있음을 선언함으로써 미군이 그를 체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령군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제일 먼저 할 일인 폭력의 독점이다.
사드르의 민병대가 무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자 새로 창립된 이라크 보안군은 도주했다. 이제 와서 바그다드 주둔 여부를 토의하기에는 늦었다. 적군을 격파하는 제국의 첫 단계는 끝났다. 정권 교체와 주둔, 국가 건설은 피가 흐르는 작업이다. 미국민들은 도시 민병대를 제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일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단기간 내 미국이 해야할 일은 “비인을 가지려면 비인을 점령하라”는 나폴레옹의 격언을 따르는 것이다. 우리가 이라크를 접수하기 시작한지 13개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이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바그다드의 미군 관계자는 폭력을 일삼는 자들은 2,500만 이라크인 중 극소수라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는 대개 다수가 아니라 극렬 소수에 의해 만들어진다. 1917년 러시아에서 볼세비키가 승리한 것은 열에 아홉은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다.
인구 1억5,000만의 나라에서 정작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수 천명에 불과했다.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킨 볼세비키 수는 사드르의 민병대보다 적 었다.
9·11 이후 미국민들은 전쟁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전쟁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의 하나다.
조지 윌/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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