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숙씨는 요리책에 미국에서 사는 한인가정의 감각을 바탕으로 레서피 하나하나에 살림하는 주부의 지혜와 노하우를 담았다.
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많죠?
미국·일본 살며 손과 혀끝 체험
20여년 익힌 솜씨 경험 가미
한식에서 퓨전 요리까지
외국 식재료로도 우리 입맛 맞게
며칠전 ‘교포 울린 한식요리’라는 제목의 요리책이 우편으로 배달되어 왔다.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박애숙씨가 요리책을 한권 냈는데 한번 보아달라며 보내온 것이다.
요리전문가도 아닌 보통 주부가, 그것도 한국도 아닌 미국에 살면서 낸 요리책이니 수준이 대충 어떠하리라 예상하며 무심코 받아 들여다본 그 책은, 그러나 깜짝 놀랄만큼 훌륭했다.
깔끔한 표지에서부터 맛깔스런 요리사진, 정성스런 레서피들, 세련된 디자인, 편집이 모두 대단히 전문적인 이 책은 여성잡지 우먼센스를 발행하는 한국의 서울문화사가 우먼센스 쿠킹북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판한 것으로, 박씨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 한국에 나가서 두달 동안 원고 쓰고, 재료 사러 다니고, 음식 만들고, 촬영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책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요리책을 내게 된 동기에 대해 저자가 책머리에 부친 말을 여기에 그대로 옮겨본다.
“요리전문가도 아닌 평범한 주부가, 그것도 멀리 태평양 건너에 사는 제가 요리책을 내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남편은 말없이 제 얼굴만 바라봤어요. 살림만 하던 사람이 책을 만든다는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걱정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제 손 끝에 물 묻히며 20여년간 차곡차곡 쟁여둔 경험을 믿기로 했어요. 솜씨 좋은 이모님께 장 담그는 법과 한식 요리 기초를 배웠고, 14년간 외국에서 살면서 수많은 요리를 만났어요. 그때마다 기억해둘 것들을 꼼꼼히 메모했고, 그걸 토대로 우리 입에 맞게 요리조리 바꾸는 데 시간과 온 정성을 쏟았죠. 그런 손끝, 혀끝 체험을 세상 주부들과 나누면 되겠구나 생각하니 용기가 나더라구요”
“저뿐 아니라 교포분들을 보면, 한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게 참 힘들구나 싶어요. 미국에 오래 살았어도 김치며 된장찌개를 먹어야 제대로 된 식사를 한 것 같다고 하시거든요. 간간이 햄버거나 피자를 먹으면 식비도 적게 들고, 주부들도 덜 힘들텐데 말이에요.
게다가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식재료가 참 비싸요. 대부분이 물 건너온 제품들이라 그럴 수밖에 없죠”
“미국에 살면서 맛있는 한식과 우리 입에 꼭 맞는 서양요리를 두루 갖춘 요리책이 참 아쉬웠어요. 미국 식재료로도 우리 입에 맞는 한식을 만들고, 또 한식 재료로도 서양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서피가 담긴 책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욕심을 부려본 거예요. 먼저 경험한 사람이 요모조모 꼼꼼하게 정보를 들려주면 음식 만드는 일이 즐거워지고, 빡빡하게 돌아가는 이민생활이 조금이나마 넉넉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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