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들에게 폭동의 실체를 보여주게 될 4·29 폭동 다큐멘터리를 제작중인 데이빗 김 변호사가 작품의 성격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그날의 비극·교훈 다큐제작
데이빗 김변호사 1년째 몰두
2세·미언론용 DVD 곧 배포
“4·29를 제대로 아는 2세 청소년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민의 터전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던 4·29 폭동이 오늘로 만 12년이 지났지만 데이빗 김 변호사는 악몽 같던 그날의 기억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 공권력의 수수방관과 ‘부채질’에 가까운 주류 언론들의 편파보도가 백인 경관들의 흑인 폭행으로 촉발된 인종 폭동의 불길에 기름으로 작용해 이제 막 싹을 틔우던 한인사회를 갈갈이 찢어 놓던 그날의 아픔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1992년 4월29일 당시 폭도의 손에 맥없이 유린되는 한인 업소들을 보다 못해 윌셔가의 사무실을 뛰쳐나가 팔걷고 나섰던 김 변호사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폭동이 인종 편견으로 비롯됐다지만 진정한 피해자는 한인이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문득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동 10주년을 맞았던 2년 전 한인사회에 불어닥친 비극적 사건을 제대로 기록하는 영상물이 없다는 점이 몹시 아쉬웠다.
급기야 김 변호사는 메가폰과 카메라를 들고 직접 나섰다. 한인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한인들이 본 폭동과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에서였다.
틈틈이 짬을 내 제작을 해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예상보다 한달 늦었지만 5월 말께면 작품이 완성돼 주류 언론은 물론이고 젊은 2세 용 DVD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까지 세웠다.
언론인 이경원씨, 인종화합 행진에 메가폰을 들고나섰던 헬렌 김씨(당시 의대생으로 현재는 워싱턴지역의 병원 의사로 근무), 박계영·유의영 교수 등 12명의 관계자와 학계 인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측 이야기를 남기는 90분짜리 다큐멘터리다. 내레이션용 원고를 직접 쓴 김 변호사는 후세들에게 전해줄 제대로 된, 교훈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작품에서 3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폭동 직후 한인들의 발빠른 대응, 그리고 정치력을 총 동원해 부시 방문까지 이끌어 냈던 단결력 등을 소개했다. 시대적 분석을 통해 주류 언론이 보여줬던 편파적 시각과 정치력 부재에 따른 희생양적 모습을 통해 새로운 각도의 원인을 분석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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