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결혼식을 올린 박재한·안소윤 부부의 야외촬영사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포즈와 분위기 연출을 위한 칼라의 명암 처리가 신비롭다. <칼라박스스튜디오 제공>
예식장등 테마 컬러로 로맨틱 분위기 연출
명품 혼수·예단 ‘No’… 철저한 실속 위주
요즘 신세대 커플들은 특별한 테마가 있는 웨딩을 선호한다. 결혼식과 리셉션의 테마 컬러를 선정하거나 결혼식 시기에 맞는 테마로 식장 전체를 장식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테마 컬러란 신부 부케와 꽃장식, 들러리와 플라워 걸의 드레스, 식장 데코레이션 등에 사용되는 주 색상으로, 지난해는 오렌지와 그린이 인기였고 올해는 핑크와 페일 블루가 테마 컬러로 부상하고 있다. 또 1920년대 복고풍 스타일을 테마로 정해 고풍스러운 결혼식을 준비하거나 디즈니랜드에서 동화에나 등장할법한 결혼식을 연출하기도 한다.
지난3월 팔로스 버디스의 대저택 라벤타 인에서 열린 헬렌 김씨의 결혼식은 꽃 장식부터 들러리, 플라워걸의 드레스까지 핑크를 테마 컬러로 선정해 동화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박스 포토 스튜디오 제공>
지난달 14일 결혼한 헬렌 김씨는 가까운 친지와 친구들 140명을 초청해 팔로스 버디스의 라 벤타 인에서 낭만적인 결혼식을 가졌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한가운데 자리잡은 라 벤타 인(La Venta Inn)은 1920년대 스페인 양식으로 건축된 역사를 지닌 대저택.
김씨는 “일생의 단 한번뿐인 특별한 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청해 멋진 추억을 갖고 싶어 전망이 좋은 식장과 최고급 케이터링 서비스를 택했다”며 “총예산의 60%에 해당하는 비용이 예식과 리셉션에 사용되긴 했지만, 하객 모두가 마음껏 즐겼던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 결혼한 제이슨·샌디 박 커플은 버뱅크의 제일침례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리셉션 장소를 캐스터웨이(Castaway)로 옮겼다. 250명이 참석한 이들의 결혼식은 교회 사용료 700달러, 리셉션 비용 1만8,000달러. 가족, 친지, 친구들의 축하 속에 즐거운 잔치를 벌인 이들은 2주 일정을 잡아 피지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모두의 기억 속에 남는 결혼식을 꿈꾸는 신세대들은 로맨틱 분위기가 물씬한 장소 찾기에 열성을 부리고, 예식만큼은 ‘성스러운 교회’를 고집하는 커플은 아름다운 교회 찾기에 바쁘다.
리버사이드의 미션 인, 패사디나의 캐슬 그린, 라구나비치의 리츠 칼튼 호텔, 다운타운의 빌트모어 호텔, 팔로스 버디스의 유리 채플 등이 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
그러나 한정된 결혼비용의 예산에 맞추어 한 편의 로맨틱 영화를 찍고 싶은 젊은이들은 독특한 분위기에 비용도 절약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또 찾아다닌다.
지난해 10월 어바인 인근의 랜초 캐피스트라노에서 결혼식을 가진 앤디·애나 박 부부는 호수 위를 떠다니는 선상 결혼식을 생각했지만, 200명이 훨씬 넘는 하객 수를 고려해 야외 정원을 택했다. 아담한 교회가 있고 눈앞에 호수가 펼쳐진 정원에서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오렌지 색상을 테마 컬러로 낭만적인 결혼식을 올렸고 자연스럽게 꾸며진 패티오와 안뜰 잔디밭에서 성대한 리셉션을 열었다. 이들 부부가 지출한 예식과 리셉션 비용은 장소 대여료 2,500달러를 포함해 1만달러 안팎.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보고 또 보아야할 신랑인데 이 정도의 추억거리가 있으면 역경이 닥쳐도 ‘그때 그랬지’ 하며 사랑을 다시 키우지 않겠냐는 것.
이처럼 신세대 부부들은 결혼식 행사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두는 한편 결혼 풍습은 미국식을 따라 철저히 ‘실속’ 위주여서 한 가지를 해도 ‘제대로’ 하기 위해 쓸데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한다. 집 장만, 가구, 보석세트, 명품핸드백 등의 혼수와 예단은 부모와 친지에게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들에겐 한마디로 ‘노(NO)’다.
혼수와 예단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이들은 신혼살림에 필요한 가전제품부터 주방용품, 온갖 생활용품까지 혼수용품을 아예 결혼 선물목록에 포함시킨다. 신부의 친구들이 선물을 주는 축하파티(Bridal Shower)나 메이시스와 같은 백화점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전문점을 통해 웨딩 ‘선물목록(Gift Registry)’를 공개해 원하는 종류를 비교적 자세히 목록화시키는 것. 침구세트나 그릇, 가전제품 등의 경우 원하는 색상과 브랜드, 사이즈까지 명시하고, 이들이 공개한 선물 목록은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똑같은 선물이 겹치지 않도록 구입선택 여부가 표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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