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사회가 모금한 용천 참사 성금을 전달받기 위해 10일 낮 한인회관을 방문한 유엔주재 북한 외교관들에게 이곳 재향군인회원들이 욕설을 퍼붓고 물을 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남가주 한인사회는 참변을 당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생을 도와준다고 불러놓고 망신을 주는 형의 꼴이 되고 말았다.
재향군인회원들의 주장이나 행동에는 모순이 있다. 그들은 이번 일을 북한의 김정일 독재체제를 규탄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또 현금을 북한에 보내면 핵무기 개발에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과거 남한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독재 체제를 열렬히 옹호하던 인물들이다. 또 과거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을 때, 이를 절대 지지하면서 그 철거를 주장하는 인사들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독재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한다는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곳의 재향군인회원들이 남북 화해를 바라는 미주 한인들의 행사장에 군복을 입고 나와 평화로운 행사진행을 방해하는 난동을 부리는 일은 벌써 여러 해 동안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6.25참전 용사’ 혹은 ‘국가 유공자’를 자칭하는 노인들이 하는 일이니 못 본체 해주고 있는 것이 이곳의 실정이다.
나도 6.25에 참전한 재향군인이다. 그러나 나는 그래서 내가 국가유공자라고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다. 진짜 ‘국가 유공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사람들이다.
재향군인도 물론 단체를 조직하고 정치적, 사회적인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시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의사 표시는 나이 든 사람답게 점잖게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활웅/그라나다 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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