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인화 목사, 퀴논서 40년만에 지인 만나
▶ 워싱턴 참전전우들, 사이공등 전적지 방문
“옛 주둔지는 잡초만 무성했다. 퀴논의 바다는 여전히 푸르렀다. 총을 부여잡은 어린 레지스탕스들은 또다른 시장혁명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30-40년 전 따이한들이 재미베트남 참전전우회(회장 정종만) 주관으로 사진첩에 묻어둔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다녀왔다.
월남전 전적지 관광에 나선 일행은 모두 9명. 손인화 목사 내외, 김송태 장로 내외, 황일현, 이성기, 김광진, 정종만 회장 내외다. 모두 청춘의 한때를 도마뱀 울어대던 인도차이나의 정글에서 보냈던 이들이다.
출발은 4월22일. 인천을 거쳐 호치민시에 도착했다. 전쟁을 지휘했던 주월 한국군 사령부를 찾고 옛 사이공 거리를 마냥 걸었다.
“시간이 정지한 느낌이었습니다. 도심은 여전히 번화하고 시쿨러와 오토바이가 거리를 메웠지만 인민들의 피폐함과 가난은 나아진 것같지 않았습니다.” 정종만 회장의 말이다.
29일까지 이들은 나트랑, 닌호아, 투이호아, 송카우, 퀴논, 푸캇, 추라이, 호이안, 다낭 등 옛 부대 주둔지와 관광명소를 찾았다.
70년 5월부터 71년 8월까지 맹호 1연대 수색중대에서 복무한 김광진씨(ARC 건축 대표)는 퀴논에서 가슴뭉클한 흔적을 발견했다.
“부대 막사는 없어지고 잡목만 가득했어요. 정문 콘크리트가 부서진 채 남아 있었는데 맹호 마크가 선명하게 있는 걸 보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65년 군목 장교로 참전했던 손인화 원로목사(버지니아장로교회)는 퀴논에서 함께 활동했던 한 월남인 목사의 가족을 만났다. 그 노부인은 전쟁이 낳은 슬픈 유산인 서른 여덟살의 라이 따이한을 입양해 키우고 있었다.
“내가 가르쳤던 아홉살짜리 딸이 마흔아홉의 중년이 됐습디다. 그 아이가 나를 알아보고 안겼고 함께 ‘서울의 찬가’와 ‘고향의 봄’을 부르며 옛 추억에 젖었습니다.”
일행들은 주머니를 털어 700달러를 모금, 그 가족에 건네줬다.
여행은 사진으로 인화된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 끝났다. 베트남 참전전우회는 오는 가을경 사진전을 열어 많은 전우들 및 일반인들에 현지의 생생한 모습을 전할 예정이다.
17일 설악가든에서 마련한 귀국보고회에서 정종만 회장은 “제2의 고향에 간 기분이었다. 모두들 다시 가고싶은 여행”이라며 감상에 젖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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