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답게 만개한 꽃들로 화사한 봄날을 만끽하게 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나의 시야엔 제일 먼저 푸른 잔디와 파란수영장이 들어온다.
고국에서 유행한 옥탑방처럼 내가 살고있는 곳은 2층도 3층도 아닌 애매모호한 구조이다. 여름철엔 한낮에 달궈진 열기로 인하여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전신을 사우나 시킬 정도니 찜질방(?)으로 단연 최고이다. 그래도 지치고 피곤할 때 제일 편하게 해주는 것이 집이 아닌가.
며칠 전 평소 게으름으로 인해 깨끗하게 굴리지 못한 차에게 미안함이 들어서 세차장을 찾았다. 차를 맡기고 끝나기를 기다리는 중에 여러 마리의 비둘기가 장난치며 놀고있는걸 보았다.
힘 자랑하는 녀석, 쫓기며 술래잡기하는 녀석, 나무에 떨어진 씨앗으로 공기놀이 하는 녀석, 사람들이 옆에 있어도 뱃심으로 버티는 녀석... 광내고 나온 차 소리에 놀라 푸드득 비공하는 녀석.
그런 중에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떨어진 나뭇가지를 물었다 놓으며 다시 물어보고 몇번을 확인하고 나서 입에 물고 나는 비둘기를 보았다. 저 녀석은 무얼 하는 걸까 하고 날아가는 꽁무니를 나의 시선에 일치 시켰다. 지붕처마 밑으로 가는 비둘기를 향해 나도 발걸음을 옮겨가며 시선을 그 녀석에 고정시켰다.
처마 밑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한 마리의 비둘기는 물어오는 나뭇가지를 부리로 다시 쪼아보며 목재로 쓸수 있나를 확인하는 것 같아서 “둥지의 기초 작업을 하고 있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몇번이고 확인하여 사용불가를 정한 뒤에 쓸모 있는 목재만 쌓아가며 자신의 몸을 빙빙 돌리면서 다지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의 터는 몸과 맘이 전부인 것을 느꼈다.
자신들에 의한 새 생명을 위해서 힘든 날개짓과 입놀림으로 딱딱한 나뭇가지를 정교하게 쌓아가고 자신의 털을 뽑아내며 포근한 안식처를 만들어 가는 오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평화롭고 사랑이 넘쳐 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분주한 비둘기처럼 우리도 넘치는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뜀박질하자.
서병연/베데스다 신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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