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허위투자 이용”
지사설립 손실처리 추적 따돌려
환치기·제3국 송금방식도 여전최근 한국에서 외국으로의 외화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데 이어 한국에서 수 천만달러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준씨가 돈 세탁을 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법 외환거래 밀반출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검찰에 따르면 외환 밀반출의 대표적인 방법은 해외투자나 수입대금 해외송금 명목으로 거액을 내보내는 것으로 유령회사를 현지에 설립하거나 투자계약서를 위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LA를 비롯한 미국내 자금 유입의 경우 지사를 설립, 합법적으로 외화를 송금한 뒤 손실처리 등의 방법으로 검은 돈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유학생이 늘고 있어 환치기 등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지만 단위가 크지 않은 반면 지사 설립의 경우 큰돈을 움직일 수 있다”면서 “손실 처리할 경우 제재할 근거가 없고 추적을 하고 싶어도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이어서 이를 악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한화를 주고 미국 등에서 시세에 맞춰 달러로 계산해 주는 ‘환치기’ 수법으로 최근 사상 최대규모인 4,300억원 환치기 조직이 검거되면서 한국 사법 당국이 감시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 방법은 정상적인 외환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돈의 흐름을 감출 수 있어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올 들어 적발된 규모만 7,900억원, 올 한해 예상치 2조원 이상이어서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번째는 제3국 송금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방식은 금융거래가 용이하고 빈번하게 이뤄지는 홍콩, 스위스, 카리브해 연안국 등을 통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외화 밀반출을 기도하는 조직들은 이들 국가에 유령회사 또는 이름뿐인 회사를 설립하고 관련 차명 또는 가명계좌를 만든 뒤 수시로 계좌를 옮겨 돈의 흐름을 감추고 있다.
일부 조직은 한국내 노숙자들로부터 몇십만원을 주고 개인정보를 받은 뒤 그들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는 이른바 ‘대포통장’을 만들어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한국에서 달러를 구입한 뒤 공항 X레이 등 검색장비를 피하기 위해 깡통이나 알루미늄 과자봉지 등에 담아 직접 갖고 나오는 것으로 소액 유출시 이용되고 있다.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 김영준 검사는 “외화 밀반출 및 불법거래는 대부분 조직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범죄조직들은 계속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 수사기관과 끝없는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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