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소년문화궁전에서 자수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 이 곳에서는 무용, 악기 등 매일 5,000여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월드비전-본보‘사랑의 빚 갚기’캠페인
‘허기진 북한’4박5일
<평양 - 이해광 특파원>
“굶주리는 아이들이 북한 전역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세계 구호단체들의 지원에도 불구 북녘 땅에서는 최소한 100만명 이상이 기아에 신음하고 있다. 굶주림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들이다. 바로 지금이 우리들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한 때다.
올해로 창간 35주년을 맞는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월드비전과 공동으로 ‘사랑의 빚 갚기-한 가정 한 어린이 결연’ 캠페인을 전개, 보다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자는 취지로 동아프리카 3국에 이어 지난 1~5일 4박5일간 북한을 현지 취재했다.
북한은 1995년 이후 가뭄, 홍수, 태풍 등으로 인한 만성적 식량난으로 고통을 받았으며, 2001년을 기점으로 다소 나아졌다고 하나 굶주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 전 나온 통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하루에 굶어죽는 어린이의 수는 무려 3만4,000명, 그렇다면 이중 분명히 북한의 어린이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구호단체들은 국제사회의 추가 식량지원이 없으면, 북한에서 대규모 긴급구호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북녘 땅에서 나흘간의 짧은 체류 중 아프리카의 빈민국에서처럼 앙상한 뼈를 드러낸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거리를 헤매는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미증유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지만 외부에 공개되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특혜가 주어졌다는 평양과 인근 지역에서도 ‘6.25 직후 남한’ 혹은 ‘한국의 60년대 초‘와 같은 안타까운 모습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도시와 농촌 거리 곳곳 삶에 찌들고 기력이 쇠해 보이는 군상도 마음 한 구석의 씁쓸함으로 남았다. 대량 아사는 모면했다지만 여전히 기아의 위험, 생존 능력의 한계 선상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취재에서는 1994년부터 국수공장 설립, 협동농장 지원 등 북한 돕기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월드비전이 식량난 개선의 획기적 프로젝트로 펼치고 있는 씨감자 사업 현장을 주로 둘러봤다. 씨감자 사업은 단순한 식량지원 성격을 넘어 기술 개발, 지원책의 일환으로 북한의 농업생산 기반을 조성해 자급자족의 기틀을 마련해주자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일부의 ‘퍼주기’ 시각과 ‘체제가 달라지지 않는 한 도와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경계론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념을 떠나 우리가 받았던 것을 갚겠다고 나선 순수한 사랑의 씨앗은 하나의 밀알처럼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다는 희망을 이번 북한 취재를 통해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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