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 부부가 셋째인 막내를 데리고 카피올라니공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가는 도중 남편이 뭔가 할 일을 잊어 버려서 아이와 남편을 공원에 내려놓고 저는 잠깐 근처에서 일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공원을 몇바퀴 뛰는 동안 아이는 기다리라고 하고 나중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오니 공원 주위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내가 만나기로 한 자리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얼마후에 뛰고 온 아버지에게 물으니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순간 우리는 너무 놀라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공원을 돌며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 이름을 목이 터지게 부르며 찾았지만 한없이 넓은 공원에서 제 음성은 개미소리만도 못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아빠대로 공원을 몇바퀴 돌았지만 헛수고 였습니다.
그날따라 공원이 더 넓고 어둡게 보였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마치 영원같이 긴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아이가 우리가 차에 내려놓은 곳에 안전하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원래 차에서 내린 곳에서 기다리기로 한 줄 알고 거기서 쭉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는 엉뚱한 곳에서 애를 찾기 시작했고 지레 겁을 먹고 어두운 곳만 찾아 다녔던 것입니다.
저는 그때 아이가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때 그 아이가 말을 좀 안듣기 시작했었는데 그날 밤 저는 아이가 아무리 말을 안들어도 학교에서 아무리 성적이 나빠도 아무 상관이 없고 그저 눈에 보이기만하면 세상에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즈음 레이건 전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노인분들이 세상을 떠나는 소식을 접합니다.
아무리 호상이라고 하여도 그들이 남기고 간 빈자리는 우리의 마음을 두고두고 허전하게 할 것입니다. 곁에 있는 식구들이 나의 속을 뒤집어 놓을 때면 저는 그 날 공원에서 애타게 막내를 찾던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돌이킵니다. 식구들이 현재 나와같이 있고 원하면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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