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진료해 놓고 한달치 몽땅 청구
홈케어 서비스 부풀리기
김치·꿀 선심공세
노인들 공짜심리도 여전
메디케어와 메디칼 등 노인의료복지에 쏟아지는 ‘눈먼 돈’을 노린 한인 의료 업계의 횡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인 의료업계 일부에서 만연되는 부정 사례를 중심으로 노인들과 의료기관들의 빗나간 의료 행위를 실태, 원인 및 문제점, 대책등 3회로 나누어 진단한다.
한인 이모(여·87)씨는 지난달 초 양방 주치의를 찾았다가 5월분 메디칼을 모두 쓴 것으로 되어 있다는 말에 아연했다. 좀체 병원을 찾지 않았던 터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치의에 부탁해 알아봤더니 단골 한방병원에서 받지도 않은 치료비를 메디칼에 수차례 허위로 청구해 이미 5월분을 다 써버렸다는 것이다. ‘어머니’라 부르며 친딸처럼 챙겨주던 한방병원 직원이 그랬다는 배신감에 이씨는 메디칼 관할청에 신고 했다.
최근 요실금 수술을 받은 후 가정방문치료(Homecare Service)를 받은 김모(가명·80) 할머니의 경우도 마찬가지. 메디케어에서 보낸 치료비 명세서가 미심쩍어 아는 사람에게 보여줬더니 두 번밖에 오지 않은 간호사가 5~6회 이상 찾아 온 것으로 청구해 돈을 챙겼다는 것이다. 김씨의 항의에 간호사는 자식들이 있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해 다짐을 받은 후 덮어두기로 했다. 또다른 노인 김모씨도 한번도 가지 않았던 모 한방병원으로부터 수백달러의 비용이 청구된 일이 있어 항의를 한 적도 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노인들이 영어가 서툴고 미국 실정에 어둡다는 점을 이용해 주정부와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칼·메디케어에 과다 또는 허위 청구하는 의료기관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의료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기관만이 아니다. 공짜로 준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노인들의 그릇된 자세가 빗나간 의료 관행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한인타운 대형 노인아파트의 한 할머니는 물리치료 얘기를 꺼내자 “메디칼 뺏길까봐 예전처럼은 못 가”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할머니는 “왜 못 가. 뭐 준다고 하면 다 가지”라는 말로 응수했다.
이들은 일부 의료업소에서 노인 환자 유치를 위해 김밥, 김치, 꿀, 심지어는 돈까지 집어준다는 소문을 확인해 주었다.
지난 1년 사이 발생한 속칭 ‘메디케어 우유모집인’ 붐은 의료복지제도의 허를 찔러 이를 축재에 이용하는 의료기관 및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비아냥도 나돈다.
정상적으로 영양분 섭취가 불가능한 어려운 상황의 환자에게만 처방해주는 ‘Ensure’란 영양액이 공급가와 메디케어 처방가 사이에 큰 이문이 떨어지자 할머니 모집인들이 생겨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도 없는 영양액을 받는 다는 것이다.
문제는 의료서비스 공급자만이 원인이 아니라는데 있다. 작은 선물과 식사대접 등에 쉽게 넘어가는 노인들에게도 절반의 책임은 있다. 전모(84)씨는 “지금 노인들이 한국에서 못 먹고, 못 배우고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에 와보니 모두 공짜라고 하니까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배형직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