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발 좋은 소식도 있다. 임시 정부가 대부분 이라크 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사회도 좀 더 협조적이고 재건 자금도 빨리 흘러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최대 현안인 치안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것은 모두 공염불이다. 임시 정부는 무능하게 보일 것이고 재건은 지연될 것이며 급진파들이 득세하고 1월 선거는 연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계엄령이 내려질지 모른다.
알라위 임정 총리는 그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일시적이라면 그 또한 이해할 수 있다. 이웃 나라 시리아는 40년째 계엄령 하에 있다. 그러나 강경 기조와 병행해 알라위는 미국이 못했던 일을 해야 한다. 게릴라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치안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미 전후 정책의 최대 실수는 충분한 병력을 투입하지 않은 것이다. 병력이 많았더라면 반군도 겁을 먹고 그처럼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두 번째 실수는 반군의 규모와 이라크 인들의 지지를 과소 평가한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인들이 미군 진주를 환영할 것으로 믿었다. 따라서 일반 이라크 인들이 게릴라를 지지할 것이란 점은 상상할 수 없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들을 ‘막다른 골목에 몰린 자들’이라고 불렀고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은 외국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군이 이들을 진압하거나 색출하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이들의 공격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 결과 바그다드 함락 14개월이 지난 지금 공항은 폐쇄상태며 공항에서 수도를 잇는 도로는 총성이 그치지 않고 민간인과 시설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겨울 수개월 동안 이라크에서 지낸 아메드 하심 해군대학 교수는 “게릴라들이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족주의와 반미주의가 이들을 한데 묶고 있다는 것이다.
임정 수립과 함께 이라크 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테러 공격이 주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게릴라 공격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안은 주민들의 지지를 떼어내는 것이다. 이들을 달래 임정을 지지하도록 마음을 돌리고 극렬분자를 고립시켜야 한다. 일부 보수파는 이런 타협책에 반대하지만 미군이 강압적인 정책을 편다면 주민들의 마음만 잃게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 한 달간 여러 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는 과거의 잘못된 정책을 고쳤기 때문이다. 임정은 이런 정책 선회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파리드 자카리아/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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