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미국의 학생들중 10명에 한명 꼴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직원들에 의해 성적 학대를 경험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연방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의하면 아동이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사나 운동 코치, 카운슬러, 행정직원, 스쿨버스 기사등 교직원들에 의해 성적 학대를 당하는 사례가 일반 부모들의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많다. 부적절한 농담이나 성적인 몸짓 등 비교적 가벼운 성희롱을 제외하고 성적인 접촉, 성폭행 등 심각한 사례만 꼽아도 15명중 한명 꼴이 피해자라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자녀를 마음놓고 학교에 보낼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학대는 사실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10대 여자아이들중 4명에 한 명 꼴은 성적학대를 경험한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이번 의회에 보고된 통계는 가해자가 교직원이고 무대가 학교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아동들에게 학교는 집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많이 제2의 보금자리이고, 교사는 부모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제2의 부모이다. 교직원 성적 학대는 가장 믿었던 장소에서 가장 믿었던 대상에 의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피해 아동들은 인간 자체에 대한 배신감·불신감으로 정신적 상처가 평생을 가기도 한다.
어린이 성적 학대 이슈와 관련, 한인부모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안이한 태도라고 본다. 자녀가 근친에 의해 학대를 당한 케이스에서조차도 관련 부모들은 일단 부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집안 망신이다”“아이 시집가는 데 지장이 있다”며 문제를 덮어두기에 급급한데, 성적 학대는 그렇게 간단하게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 문제를 과감히 폭로하고 가해자가 처벌을 받게 하지 않으면 피해아동이 결과적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피해자중 정신적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정신질환자가 되어 평생을 망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교내 성적학대로부터 부모가 자녀를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자녀가 스스로의 판단력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길러줄 수 있을 뿐이다. 나이에 맞는 예방 교육과 아울러 부모와의 탄탄한 대화의 채널이 필수적이다. 과일이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모두 다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설사 성적 학대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부모라는 뿌리에 튼튼하게 접목되어 있는 아동은 상처를 이겨낼 수가 있다. 한순간의 방심이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드는 사례가 자녀 교육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험한 세상에 자녀를 바로 양육하는 비법은 부모의 세심한 정성과 관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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