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팩토리의 한 터를 문화공간 ‘꽃길’로 꾸민 주인 이애령(오른쪽)씨와 운영을 맡고 있는 이우택씨.
꽃가게 ‘플라워 팩토리’가 오픈한
시낭송·소설강의에 전통 국악 연주까지
가족 공간 ‘약초밭’곧 개장
‘플라워 팩토리’의 주인 이애령씨가 꽃가게의 절반인 6,000스퀘어피트를 뚝 떼어 차향 가득한 문화공간 ‘꽃길(Flower Path Tea House)’을 오픈했다. 지난 95년 한인타운 한복판에 플라워 팩토리를 오픈 했을 당시부터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소극장 마련의 꿈을 간직해왔던 이씨는 “늘 마음만 간직하다가 국악인 부부 이우택·조은정씨 부부를 만나 오랜 준비 끝에 마련한 공간으로 무명의 작가들, 신인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공간, 공연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픈한지 한달 남짓 됐는데 벌써 입소문이 나서 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굳이 예술공연을 들먹이지 않아도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휴식처의 진수다.
길고 좁다란 꽃길로 들어가는 아치형 입구.
바쁜 일상 속에서 그리 멀리 떠나지 않아도 짙푸른 숲 속에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향긋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생활의 멋은 물론 굽이굽이 돌아가는 꽃길 사이로 볼거리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멋스럽게 늘어진 넝쿨 아치형 입구를 지나 좁다란 꽃길을 따라 거닐다 보면 수풀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몇몇 쉼터가 눈에 띈다. 오두막 모양의 정겨운 공간, 포도주를 담는 오크통을 반으로 쪼개 만든 운치 있는 공간이 있고, 번잡한 일상을 탈피해 몸을 숨길만한 소박한 공간이 있다.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기는 데는 그만이다. 특히 꽃길을 따라 양옆에 촘촘히 늘어선 화초와 나무, 곳곳에 걸려있는 예술작품들은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곳에서 직접 찻잔을 나르며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이우택·은정씨 부부는 “서울 인사동골목의 전통찻집을 연상케 하는 문화공간으로 라이브무대와 문화, 예술 강습 등이 실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꽃길에는 이애령씨가 8년 넘게 꾸려온 다도모임 ‘다정회’를 비롯해 매월 마지막 화요일 시낭송회, 매주 수요일과 첫째, 셋째주 토요일 소설강의, 천주교화가협회 모임 등 문화예술모임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어 문학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꽃길이 세 차례 선보였던 문화예술 이벤트에도 많은 한인들이 몰려들었다. 대금연주자인 이우택씨와 가야금 명창 조은정씨, 두레패 사물놀이가 신명나게 펼쳤던 전통국악공연과 오보에 연주자 이성암씨 등 5인의 목관악기와 바로크 음악 연주가 그 것. 앞으로는 국악, 클래식, 재즈를 총망라한 소규모의 콘서트와 풍요로운 삶을 위한 문화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될 필요는 없다. 꽃길의 마지막 정착지에는 또 하나의 히든카드가 자리잡고 있다. 아직 준비단계에 있지만 완성되면 남녀노소 모두가 반길만한 공간이다. 이름하여 ‘약초밭’. 앉아만 있어도 건강해지는 단체공간으로 가족단위 혹은 소그룹 모임의 용도로 만들어지는 나들이 장소다.
이애령씨는 “고대문화에 흔히 등장하는 질병과 귀신을 쫓는다는 사방신이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인데 꽃길에는 사방신 대신 4개의 나무, 수양버들, 매화나무, 오동나무, 느릅나무가 터를 보호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식물원에 갈 것 없이 운이 좋아 꽃 공장 주인과 마주치면 자연학습까지 곁들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꽃길’은 현재 월∼토요일 오전11시∼오후11시까지 영업하며 주소는 2941 W. Olympic Blvd., LA 전화번호는 (213)382-9777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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