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으로 1조원을 넘었다고 했다. 미국 돈으로 환산하면 8억9,100만 달러다. 무슨 돈이냐고. 유학, 해외연수 등에 소용된 한국의 해외송금 액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통계로, 유학 목적의 해외송금 액이 또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해 상반기에 유학과 해외연수에 쓴 비용은 8억2,090만 달러였다. 당시로도 이미 한국은행 집계 사상 최고기록이었다. 올해는 다섯 달치 송금 액으로만 그 ‘최고기록’을 간단히 돌파했다.
그 뿐이 아니다. 같은 기간 중 한국민이 해외여행에 지출한 돈은 34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또 1월부터 4월까지 해외이주 비, 증여 성 송금 등으로 45억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발표다.
사람들이, 또 돈이 무더기로 한국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가.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현실은 더욱 참혹했다… 단지 30%의 대학생들이 모국에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응답한 것이다.” 한 한국 내 신문의 사설 내용이다.
현실 정치의 추악함과 무능함이 한국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조국에 절망하게 하고 있다. 사람들이 왜 떠나는가. DJ정권시절, 그러니까 3년 전에 나온 진단이다.
아집과 추한 욕망으로 일관하고 있는 ‘노인정치’의 잔재가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주원인이라는 이야기다. 그때는 그랬다고 치자. 그런데 한국을 떠나려는 현상은 왜 계속 심화되고 있을까.
“탈(脫)코리아의 궁극적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안, 개개인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정서, 자율과 창의성을 억제하는 과다한 규제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누구의 지적이었던가. 알 듯 하면서도 잘 모르겠다. 말이 어려워서다. 다시 질문을 던진다. 왜 사림들이 떠나나.
“…수도 이전 반대를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내지 퇴진운동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말은 더 어이가 없다. 행정수도 이전 반대에 앞장서는 기관은 서울 한복판에 거대 빌딩을 가진 신문사 아니냐고 그는 말했다. 대통령의 현실인식에 한 두 번 놀란 것은 아니지만…”
장명수 칼럼(12일자 본국지)의 한 부분이다. 이야기의 요지는 이렇다. 먹고살기도 여간 힘들지 않은 상황에서 웬 수도 이전 타령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억지 논리에, 말장난에 서민들은 식상해 있다는 말이다.
왜 떠나나. 이 칼럼에 따르면 답은 이렇다. 국민 노릇하기가 너무 힘든 세상이 되어서다. 맞는 말인가.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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