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책, 힘 앞세워 고립 자초”
후보 수락연설서 가치·안보 비난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공화당이 거둔 성공의 두 축인 가치와 안보에 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시비’를 걸었다.
이라크전의 전후 과정에서 드러난 부시 대통령의 경솔하고 오만한 일방주의 노선에 연타를 가하는가 하면 “행동 없는 가치는 슬로건에 불과하며, 가치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생활의 규범”이라든지 “가족의 가치 운운하는 것 보다 가족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게 우선”이라는 등의 수사를 동원해 부시 대통령의 ‘전문 분야’에 주석을 달았다.
간단히 말해 상대의 텃밭으로 뛰어들어가 도전장을 던진 셈인데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를 ‘도박’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라크 악재 등으로 인해 부시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틈을 이용해 지지율 차이를 벌리는데 실패한 케리 후보로서는 이제 그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 이외의 다른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 가치와 안보 면에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한다면 대선 승리란 허망한 꿈으로 끝나고 만다.
부시 진영이 그를 말을 자주 바꾸는 진보주의적 국외자로 묘사하고 있고, 이같은 광고가 부동층 유권자들 사이에 상당부분 먹혀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자신과 대비시켜 부시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안보에서 그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유권자들의 신뢰를 확보할수 있다.
결국 케리 후보는 29일 후보지명수락 연설에서 “안으로 강하고, 밖으로 존경받는 미국”을 건설하는데에는 힘만을 앞세워 고립을 자초하는 부시 대통령의 접근법보다 “더 나으면서도 덜 분열적인 방법이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전당대회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케리 후보가 자극적이고 도전적인 연설로 일단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했으나 빠른 시일내에 부시와 차별화되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스스로 친 덫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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