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 사회에 문화적 가치관이 어떤 것인지 상당히 혼란스럽다. 1세, 1.5세, 2세 각 세대별로 너무 큰 가치관의 차이가 있으며, 소비문화에 의한 가치관이 변하는 개인관계, 더구나 가까운 자식 아버지 관계에서도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성이 무엇인지와 한국 남자의 성격 형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한국 남자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은 가족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자녀들이 더 성숙한 인격을 갖추는데 꼭 필요하다.
전인권 작 ‘남자의 탄생’이라는 책을 보면, 한 남자의 신분으로서 아버지의 특성은, 아들과 일대일로 친하기보다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아들의 나이와 학력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많지만, 아내와 자식에게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기 전력 투구를 한다. 정작 두 사람이 만나고 교류하는 일은 없다. 이것이 신분관계로 맺어진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이다.
한편 자식과 일대일로 친하기보다는 아버지로서 “나는 언제나 너에게 이처럼 잘해주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한다. 부자가 자장면을 가운데 놓고 마주앉은 순간에도, 아버지는 자기의 인생살이에 터득한 노하우를 자식에게 전수해주고 싶어한다.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성품이 있어야 된다고 말을 한다.
이럴 때 아들은 아버지의 소리를 잔소리로 듣고, 자장면을 앞에 두고도 속에는 불만만 쌓이게 된다. 특히 미국 이 민 와서 아들이 한국말을 모르는 경우에 그 부자관계는 더 멀어지기 쉽고, 자식이 만족스럽지 못한 아버지의 불만과, 자식을 항상 비하하며 못 마땅하게 느끼는 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불만이 충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오디푸스 컴플렉스는 4~7세 사이의 본능적 욕구로서, 아들은 어머니에 대해 성적 관심을 가지고 독차지 하려고 하고, 아버지에 대해 적대감과 더불어 제거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다. (여자의 경우 아버지와 가까이 하고, 어머니에게 적대감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일렉트라 컴플렉스라고 한다.)
오디푸스 컴플렉스는 성장 후, 상사와의 문제, 남녀관계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일렉트라 컴플렉스로 인해 어머니와의 관계 내지는 남편과의 관계의 상당한 갈등으로 상담을 받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프로이드가 주장한 성격 발달 과정 중 서구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 가정에서는 4~7세가 되면 오히려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고, 아이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게 된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공공연한 허락을 받고, 어머니와 남편과 아내처럼 가깝게 지내게 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신화 속의 오디푸스는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을 했지만, 아버지 어머니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을 했다. 그는 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이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 어머니가 누구인줄 다 알면서도, 어머니와 결혼 생활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죽이지도 않았다. 결국 오디푸스는 불행했고, 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 셈이다”
이민 사회에서 특히 급변하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 인간성 상실을 볼 때, 한국 가정 내에서 서로 이해를 통한 주체성을 가진 인격형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만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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