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강조 분위기 악순환 초래”
어느 소수 민족보다 가정 폭력에 많이 시달리고 있는 한인 여성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지적이 나왔다.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KCCD)의 임혜빈 회장은 4일 타이슨스 코너 소재 쉐라튼 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린 ‘캐피틀 힐 한인 리더십 포럼’에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이 아직도 가부장적 문화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목회자들이 가정 폭력 상담 훈련을 받지 않아 피해자들이 적절한 도움을 얻지 못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가정 폭력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한인사회내 종교기관과 사회 전문가들, 한인 언론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교회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사회에서 한인 가정 폭력이 빈번한 원인으로 임 회장은 유교적 사고방식, 미국법에 대한 무지, 이민생활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 등을 예로 들면서 “타인의 간섭에 대한 거부반응, 자녀의 장래에 대한 걱정,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에 대한 무지 등의 그릇된 인식이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용서를 강조하는 교회 분위기가 가정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러한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한인사회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미국내 아시안계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가정 내에서 폭력을 당했을 때 한인 여성 응답자의 29%가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고 말해 아시아 여성 중 가장 높았다.
이날 예배를 인도한 장세규 목사(한빛지구촌교회)는 “한인 여성들이 피해 사례를 숨기는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피해자들은 남편의 도움 없이도 합법적으로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적극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워싱턴한인봉사센터의 에스터 박 총무, 제인 박(아태아메리칸법률정보센터), 닐 크리스티 목사 등 다수의 가정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가정 폭력 근절에 동참하겠다는 서명식도 가졌으며 탈북자 마영애씨의 양금 연주도 있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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