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순 경 8월 12일 국민회관 복원기금 만찬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 보니 개인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고 해 약간의 기금을 약속한 뒤 통화를 끊었다. 그런데 그 후 며칠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 또 다시 전화를 해봤더니 너무나 많은 사람이 후원하는 바람에 기금목표액이 이미 초과되었고 만찬장 자리도 모자랄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느낌을 복원기금 만찬장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가 보기로 했다. 식사 전에 가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주와 특히 LA 지역의 지난 이민역사를 더듬어 살피고 관람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마침 같은 테이블에 한 언론사에 근무하는 분과 동석해 순서가 진행되기 전 국민회관 복원의 의미를 나누는 짤막한 대화를 가졌다.
그는 “미주에 이민 와 사는 우리 한민족 중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자신이 미주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했던 민족의 후손임을 자부하며 오늘을 살아갈까” 하는 자문을 했다.
이 말을 듣자 지난 30여년의 나 자신의 삶이 부끄러웠고 또한 동시에 그의 말에 동감이 가는 걸 느꼈다. 떠나 온 조국을 그리는 많은 행사들이 앞으로 이 곳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에 의해 더욱 발전, 계승되어야 할 텐데 과연 미래의 우리 자녀들이 긍지를 가지고 자랑스럽게 지켜나갈 한 민족적 뿌리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미주 지역 이민역사나, 또 그 당시 조선왕조의 역사도 모두 슬픔과 고난의 이야기들뿐이니 그와 같은 부정적인 요소와 과거 지향적인 내용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한인 국민회와 국민회관이 미주 지역에 현재 사는 한인들과 그 후손들의 회관이 되기 위해 또 하나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독립의 산실이었다는 역사적 기념관이나 추모모임으로만 끝날 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 후손들은 이민 선조들의 얼을 기리고 한민족을 상징하는 국민회관 위에 조국의 통일관이라는 새로운 층을 증축하는 것이다. 전 세대가 독립을 위해 그 건물을 활용했다면 지금 세대는 당연히 조국통일을 위해 그 회관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여기서 증축이라고 한 표현은 실제 건물보다는 우리의 정신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서는 한인 사회의 단결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정신이 바로 도산의 생각이요 삶이요 철학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남영한/ 치과의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