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비씨카드 사용불가’ 첫날
’대란’ 없었지만 불만… 매출 안줄어
“정말 황당하네요.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하나카드까지 안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앞으로 현금이 없으면 장도 못보겠네요.”
이마트가 비씨카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1일 서울 이마트 은평점. 주부 양모(59ㆍ은평구 역촌동)씨는 미리 하나비자카드를 준비했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 하나비자카드가 비씨카드의 전산망을 함께 사용하는 탓에 결제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5만원이 넘는 건고추 2봉지를 빼고 현금으로 결제했다. 양씨는 “사용하지 못하는 카드는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마트의 비씨카드 가맹점 계약 해지가 현실화하면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탓에 큰 혼란은 없었지만 소비자들은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오거나 다른 카드를 준비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평소 국민비씨카드와 국민직불카드를 쓴다는 주부 나모(34ㆍ은평구 응암동)씨는 이날 직불카드로 결제하면서 “카드는 한 달 후 결제가 돌아오지만 직불카드는 바로 돈이 나가는 것이어서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어떻게든 양측이 빨리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비씨카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1일 이마트 은평점에서 한 주부가 비씨카드 대신 현금으로 계산을 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비씨카드 대신 다른 카드를 사용하려다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결국 현금을 지불한 한 고객은 “아무래도 자주 쓰지 않는 카드를 쓰려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 주부는 “비씨카드 하나만 쓰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미리 현금을 빼왔다”고 말했다. 계산대 직원 이명란씨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탓인지 카드사용에 대한 항의는 별로 없는 편”이라며 “다만 평소보다 현금 결제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와 비씨카드측은 이날 소비자들의 불편에 대해 책임을 미루는 등 공방을 계속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모든 카드를 받을 수 있는 가맹점 공동망을 활용한다면 고객 불편이 줄어들 수 있다”고 공동망 활용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트측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면 공동망 전산이 함께 차단된다”며 “매출 감소나 소비자 항의 등 비씨카드 해지로 인한 대란은 없다”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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