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셋째 아이를 낳은 한 화가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 있다. 그는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아내와 두 아이를 부양하고 시간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전시회도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 새 아기가 태어나자 우유와 기저귀 값을 벌기 위해 토요일 하루 화판을 들고 나가 행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먼저 나가는 사람이 좋은 자리를 잡으니 아침 7시부터 나오는 예술가도 있는데 하루 꼬박 일하면 수백 달러를 벌기도 한다. 그런데 초상화 값이 고객의 첫 인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겉모습과 풍기는 인상으로 한 장당 가격이 30달러, 50달러, 80달러, 100달러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물병을 들고 큰 가방을 맨 채 아이들을 주렁주렁 서너 명씩 달고 와 ‘초상화 한 장에 얼마냐’고 가격을 묻는다면 30달러 이상 불러야 소용없다는 것이다. 또 그런 사람일수록 아무리 잘 그려줘도 ‘나는 이것보다 더 예쁘다, 봐라 코도 낮게 나왔지 않으냐?’며 불평한다고 한다.
반면 부자들은 가격을 묻지 않는다. 80달러를 부르면 100달러를 주고 잔돈은 그대로 팁이 된다. 입가의 부드러운 미소가 마음의 여유를 보여주며 설사 완성된 초상화가 마음에 안 들어도 ‘댕큐’하고 불평 없이 가져간다.
그런데 거리의 초상화 작가뿐만 아니라 고객 또한 작가를 고르는 기준이 첫인상이라는 것이다. 목소리가 중후하고 덩치가 있고, 한마디로 화가처럼 보이면 그 앞에 가 줄을 선다고 한다. 작고 못생긴 사람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파리만 날리다가 겨우 누군가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하면 그 솜씨를 보고서야 고객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보통 첫인상은 단 3초만에 결정된다. 그러나 이 짧은 순간 결정된 첫인상이 많은 것을 좌우한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며 비즈니스를 하고 교류도 하며 살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주인 이미지가 호감이 가면 그 가게를 단골로 삼을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첫인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 가진 것이 있고 없고를 떠난 자신감에서 일 것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 소는 부드러운 인상과 호감을 주고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나눠 준다.
진짜 백만장자들은 정장이나 명품을 입지 않고 깔끔한 흰색 티셔츠와 무채색 반바지를 단정하게 입으며 비퍼나 무거운 전화기는 들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다. 괜히 궁색해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대우받지 못한다. 가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늘 마음의 여유와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는 삶을 살자.
민병임/ 뉴욕 지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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