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문훈숙 단장이 이끄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단 20주년 기념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관람했다.
세익스피어의 원작에 러시아의 작곡가 프로코피에프가 곡을 만든 이 작품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배경을 두었다.
이번에 안무를 맡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는 기존의 전통 안무와 달리 현대적 감각을 주입 시켰다. 정적인 면보다 동적인 면에 더 주력하여 긴장감을 높혔다. 개인적으로는 1984년 런던에서 로얄 발레단의 공연을 관람한 이후 20년만에 다시 대했다.
이번에 공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예술 감독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창작이어서 기존의 안무를 익히 알고 있던 사람에게는 낯설었다. 전통 예술 작품은 안무의 수정이 거의 없었던 규례에 비하면 독창적이고 파격적이다. 자칫 긴장감에 치우치기 쉽고 난이도가 높은 작품을 웅장한 무대 세트와 활력있는 움직임으로 짜임새 있게 이끌어간 유니버설 발레단에 찬사를 보낸다.
한편 그들이 보여준 공연에 비해 관람객의 수준이 낮아 유감이었다. 오페라나 발레, 연주회 등의 공연은 사전에 그 내용이나 배경에 대해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가지고 관람에 임해야 한다. 시간도 엄수해야 한다. 공연 도중에 버젓이 걸어 들어오는 사람은 관람 할 자격이 없다. 수없이 지면을 통하여 지적되었던 무분별한 박수는 이번 공연에서도 예외가 아니 었다.
무용수는 음악의 흐름에 따라야 하고 감정연기에 몰입하며 무대를 기울지 않게 사용해야 되는 등 많은 부담을 안고 춤춘다. 어디 그뿐인가, 대개의 발레리나는 공연 때마다 연습 양의 과다로 발톱이 한 두개씩 곪아 있는 상태다. 토슈즈를 신고 아름답게 추는 춤 속에 피가 고이고 진물이 흐른다. 고통을 승화시키는 것이 집중이고 발레다.
박수는 무용수가 무대에서 한 신이 끝나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경우나 하나의 막이 끝날 때, 막이 내릴 때 치는 것이다. 기악곡에서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듯이 발레도 동작과 동작 사이에,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박수는 극약이다. 이런 매너없는 감상 태도는 공연자의 집중력을 산만하게 만들고 작품의 흐름을 흔들어 놓는다.
좋은 관객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작품을 즐겁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바른 매너를 갖춘 수준 있는 관람객이 되어야 한다.
유숙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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