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목요일에 열릴 대통령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케이블 뉴스 방송들은 부시를 손을 들어줄 것이다. 이는 부시가 액션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잘 본 딸 것이란 믿음을 반영한다. 방송은 그렇다고 치자. 신문은 어떨까. 지난 2000년 대선 TV토론회 이후 신문분석은 이슈에 대한 후보들의 정견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보다는 몸놀림 분석에 열을 올렸다.
한 후보의 커다란 잘못을 다른 후보의 사소한 잘못과 상쇄시키는 이상한 균형을 추구했다. 예를 들어 고어가 한숨을 쉬는 모습과 부시가 거짓말을 한 것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었다. 내용보다는 형식에 초점을 맞춘 분석은 토론에서 패한 부시에게 며칠 뒤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번 첫 토론회의 주제는 외교정책이다. 부시가 무척 취약한 부분이다. 우선 오사마 빈 라덴이다. 부시는 빈 라덴을 죽이거나 생포하겠다고 약속했다. 빈 라덴만이 문제가 아니다. 부시가 재원과 주의를 이라크로 돌리는 바람에 알 카에다는 궤멸되기는커녕 더욱 위험스러운 존재가 됐다.
북한은 어떠한가.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해 놓고는 북한이 핵 묵기를 개발하고 있는데도 딴 청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라크 전쟁이다. 호언장담하던 승리가 온데 간데 없고 혼란과 재앙이 이어지고 있다.
부시는 종전 선언 2개월 후에 테러범들이 활개치면 요절을 내겠다고 떠벌렸다. 그런데 지금 이라크를 보라. 국토의 많 은 부분이 저항세력의 손에 넘어가 있다.
언론이 부시의 정치보좌관 칼 로브의 책략에 놀아날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정치보도가 될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 비평이 될 것인지 말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부시가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을 넘기면서 정정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케리의 발언을 후세인 독재치하가 지금의 이라크 상황보다 더 낫다는 것으로 부시 측이 곡해한 점도 부각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토론회 분석이 그저 드라마 비평 수준에서 맴돌 가능성이 있다. 유권자들은 제대로 된 정치분석을 듣고 볼 권리가 있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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