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월이다. 다운타운에서 올해의 10번째 달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내년 초 쿼타 폐지를 앞두고 업주들이 속으로만 전전긍긍하는 것을 넘어 무엇인가 결단해야 할 때이고, 연방 상무부가 세이프가드 등 모종의 조치를 발동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8∼9월 다운타운은 한파를 온 몸으로 체험했다. 특히 로컬 생산이 줄어든 봉제업계에서 겪은 비즈니스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예년 같으면 할러데이 주문이 밀려들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60∼70% 격감, 일감이 없어 종업원을 내보낸 실정이다. 봉제협회가 접수하는 연말 직원 선물 주문도 올해는 지난해의 3분의 2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난 7월 종업원이 80명이던 다운타운 R 봉제업체엔 지금 달랑 20명만 남아있다. 전체 주문의 80%를 ‘포에버21’에 의존했으나 7월 말부터 주문이 급감, 공장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추이를 봐야겠지만 단가 보장, 영세업체 정리 등 업계의 오랜 숙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 같다”는 업주의 말에서 생존의 어려움에서 오는 고뇌가 묻어났다.
방향타를 찾아야 하는 절대절명의 갈림길에 선 업주 모두에게 딱 들어맞는 정답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극과 극을 오간 한 업주의 결론이 힌트가 될 순 있을 것 같다.
2년 전 100% 로컬 생산에서 100% 수입으로 전환한 주니어 진 전문업체 업주 윤모씨. 그는 최근 다시 로컬 생산의 미시 라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입품의 품질관리가 어려워 고생스럽고 돈 많이 든 건 둘째다. ‘중국 생산에 관한 한 중국인보다 잘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중국인들이 밀려오면서 수입 청바지의 도매가격은 15달러에서 12달러, 8달러로 뚝 떨어졌다. 자본력이 풍부하거나 중국 공장과의 유대관계가 확실하지 않으면 수입품도 경쟁력 있는 가격 확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 결국 윤씨는 미국산에 집중하고, 자바에서 흔치 않은 분야로 차별화하기로 결론지었다.
어떤 시장을 목표로 삼아야 하느냐는 업체마다 다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첫 징검돌이 되길 바란다. 그래야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주들의 건투를 빈다.
김 수 현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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