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살리는 나의 ‘빈 그릇’
10여년 전 인도에서도 가장 척박한, 버려진 땅 둥게스와리를 여행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아니,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벌이로 온 가족이 함께 죽어 가는-불가촉 천민들의 가슴 아픈 삶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의 정토회를 이끄는 법륜 스님의 권유로 LA 정토회를 시작했다.
정토회원들의 하루는 기도와 함께 시작된다. 자기 운명을 자기가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일터로 학교로 출발하기 전에 정해진 수행문에 따라 기도하고 보시를 한다. 각자의 형편에 맞추어서 1달러 이상 아무 금액이나 상관없다.
그렇게 각 지회에서 모여진 돈은 세계 각지의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에게, 북녘 땅에서 굶주리며 죽어 가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에게로 보내진다. 그렇게 기도를 시작한지 벌써 3,900여 일이 지났다.
우리의 기도는 1만일을 목표로 하며 그 1만일을 다시 1,000일씩 그리고 100일씩 나누어 그 때 그 때 필요한 일들을 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빈 그릇 운동’은 4번째 1,000일 기도 중 마지막 100일간의 기도과제이다.
빈 그릇 운동에 한국에서는 환경부장관,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사회 저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동참으로 이어지고 있다.
1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2주일만에 벌써 10만인을 넘어 섰으니 욕심 같아서는 온 국민이 여기 서명하고 빈 그릇 운동 즉, 음식물 남기지 않기 운동에 참여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물론 미주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격려의 전화를 주고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물 남기지 않기 운동은 나와 남이 함께 잘 사는 자리이타의 길이기도 하다.
현대인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비만과 성인병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만이 아니고 적게 먹는 운동도 함께 한다. 적게 먹고 남은 만큼의 돈을 못 먹어서 병든 이들에게 나누어준다면 우리는 적게 먹어서 건강해지고, 그들은 더 먹어서 건강해 질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적게 먹고 남는 시간이나 비용을 세상에 쓰일 수 있게 하면 세상은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빈 그릇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회원들은 다음과 같이 서약한다. 첫째, 냉장고 정리이다. 싹 비우는 것이다. 둘째, 장바구니를 가볍게 한다. 이렇게 하면 밥상이 소박해진다. 셋째, 소박한 밥상을 차려서 아낀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넷째, 개인접시를 가볍게, 빈 그릇으로 한다. 다섯째, 만약에 음식을 먹고 남는 게 있다면 돈으로 본다.
박명귀 LA 정토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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