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앞둔 임인택·김종국 노인 부부 화제
“자식들에 폐 끼치지 않고 떠나는게 소원”
100세를 바라보는 한인 노인 부부가 온갖 세파를 헤치며 75년을 해로, 이혼이 흔한 요즘 세태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시애틀 국제구역 임페리얼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인택 할아버지(97세)와 부인 김종국 할머니(92세)는 요즘도‘노노부부’답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다.
임 할아버지는 여느 노인들처럼 백내장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김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문소리가 나면 할아버지가 먼저 나가고 성경책은 할머니가 대신 읽어 주는 등‘찰떡 궁합’부부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백수(白壽)를 2년 앞둔 임노인은 충남 논산군 은진면 출신이고 5년 아래인 부인도 같은 논산군의 연산면 태생으로 둘 다 나라를 잃은 슬픔과 일제의 학정, 해방의 감격과 동족상잔의 비극 등 한국 근세사를 직접 겪었다.
이들은 이미 7순을 넘겼거나 코앞에 둔 상태에서 지난 80년 딸의 초청으로 미국에 이민왔지만 노인들 답지않게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잘 적응하며 생활하고 있다.
임 노인은 원래 양복 기술자로 직업기술 진흥대회에서 금메달까지 받은 재주꾼이지만 17년간 십이지장 궤양을 앓는 바람에 부인이 바느질과 장사로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2남5녀를 길러냈다.
임 할아버지는“평생 병치레하며 제대로 가장 구실을 하지 못했으나 하나님 은혜로 처복을 얻어 자식들도 훌륭하게 키울 수 있었다”며 부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김 할머니는 “7남매에게 홀어미 자식이란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남편에게 양젖까지 구해 먹이며 수발해 살려냈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는 9일 열릴 결혼 75주년 잔치를 위해‘섬 마을 선생님’, ‘사랑을 위하여’찬송가 460장 등을 열심히 연습 중인 부부는“7남매 모두 예수 믿게 해 주셔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앞으로 세상 떠날 때까지 자식들에게 짐 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 기도제목” 이라고 말했다.
임씨 부부는 임 풍, 동윤, 동희, 부, 미자, 길자, 동숙씨 등 2남5녀와 16명의 손자녀를 두고 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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