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이라크에서 진퇴유곡에 빠져 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전쟁으로 9월말 현재 미군 전사자는 1,050명에 가깝고 부상자는 7천 수백명이다. 지난해 5월 부시 대통령이 “임무는 완수되었다”고 선언한 뒤에도 900여명의 미군이 죽었다.
미국의 전쟁비용은 그간 2,000억달러에 달하고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도 최소한 1만5,000여명에 부상자는 수만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미국의 안전한 점령지는 미군 주둔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이라크 국토에서 무력저항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도 테러 공격이 일어나고 임시 민간정부 청사와 경찰들은 계속 공격을 당한다.
이런 현실인데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 잘 되고 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강대국들과 이라크 국민들의 반미정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제는 이라크 전쟁 해결의 대안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 대안을 몇 개 살펴보자.
첫째, 현재 미 정부의 정책은 성공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부시가 재선되면 저항세력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 같다. 이것은 이라크 전국을 상대로 하는 새로운 전면전의 시작이다.
여기서 이길 수가 있을까? 추가파병, 물량작전의 어려움, 다른 강대국들의 외면, 이라크 민간 정 부의 허약한 경찰과 군대, 강화될 테러 조직들의 공세 등이 걸림돌이다.
둘째, 케리 의원이 당선되어도 이라크의 친미, 민주화 정부 수립은 어려울 것 같다. 그의 주된 전쟁대안은 유엔과 NATO의 협력과 강대국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저항세력을 무력하게 만들고 민간정부를 잘 세운 뒤 미군을 철수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강대국들이 그 나라의 국민 여론, 경제적 이해관계, 테러 조직들의 위협 등의 이유로 미국의 협조 요청에 선뜻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의 대안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지난 9월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만이 그의 칼럼 ‘부시는 주된 패배를 감추고 있다’에서 제안한 것이다. 요점은 이렇다.
“지금 이라크는 각 지역의 종파 지도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중도적인 시아파 종교 지도자가 상당한 지역을 평화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어 그 지역에 반미 테러범들이 자리잡지 못하게 하면 좋겠다.
물론 미국이 원하는 최선책, 즉 친미 및 민주화 정부는 아니지만, 최소한 미국에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게 하면서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타당한 대안인 것 같다.
이성형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애팔라치안대학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