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각국에서 이민 온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라이지만 우리는 종종 타인종들로부터 다른 아시아인으로 착각을 당하는 경험을 한다. 특히 한인들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요즘 들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미주 한인들이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간혹 코리안이냐고 묻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시안 하면 먼저 떠오르는 민족이 중국인이다. 의회나 행정부에 진출한 아시안도 중국인이 가장 많으며, 기업 경영은 물론이고 음악을 비롯한 여러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시안도 대부분 중국인이다.
2000년 연방정부 센서스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내 중국인 인구는 280만명 이상이고, 아시안 중에서 학력이 제일 높다. 48%가 대학 학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71% 이상이 미국 밖에서 태어나 중국어를 더욱 편하게 사용하며 미국 내에서 중국어로 방영되는 TV, 라디오, 잡지와 신문 등 언론매체는 100개 이상으로 아시안 중 제일 많다. 심지어, 샌프란시스코에서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의 성씨를 조사해 보았더니 1위부터 9위까지는 중국이름이었고, 10번째가 스미스였다. 남가주에 거주하는 중국계의 구매력도 115억 달러로 한인들의 60억 달러 보다 92%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인들은 미국 내에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 기업들이 이 큰 시장을 그대로 놓아둘 리가 없다. SBC, 뱅크 오브 아메리카, 제너럴 모터스 같은 대기업들은 총 아시안 마케팅 예산의 60%이상을 중국시장에 쓰고 있으며,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JC 페니 등 한국 시장은 제외하고 중국시장에만 투자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중국본토와 대만, 홍콩에서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은 이미 이곳 미국에까지 상륙, ‘천국의 계단’ ‘가을동화’등 중국어로 더빙된 한국드라마가 미주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거나 방영되고 있다. 이곳 중국 신문 연예란을 열어보면 한국 연예인들의 소식이 톱뉴스로 거의 매일 취급되고 있다.
이렇듯 미국 기업들은 중국인들의 큰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고, 당사자인 중국인들은 우리 한류문화에 열광하고 있는 이 때 우리 한인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한인식당들은 중국어 메뉴를 만들고 중국어를 구사하는 종업원들을 채용함으로써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바 있다. 또한 같은 지역의 은행, 수퍼마켓 등에서도 중국어 안내책자, 중국어 광고, 중국어 구사 직원 채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미주내 한인 시장이 크다하더라도 그 시장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을 때, 그 다음 단계는 까다롭고 힘든 미 주류시장 공략에 앞서 미국 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우리 한인들을 이웃으로 누구보다 친근하게 느끼고 있고 우리의 것에 열광하고 있는 미주 중국인 시장, 이미 미국 기업들이 그 중요성과 규모를 검증해 주었다. 우리로서는 불경기와 경쟁을 극복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시장으로 보인다. 기회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는 것이라 생각된다.
강소아/텐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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