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옷가게에 물건을 사러 가니 주인이 웃으면서 반가이 맞이한다. 그리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이것저것 권하면서 싹싹하게 군다. 나는 한국 옷이 예쁘고 해서 권하는 대로 이것저것 생각 없이 많이 샀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그 중에서 색깔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어 옷을 바꾸러 갔다.
그랬더니 어제의 그 사근사근하던 주인의 얼굴이 험상궂게 토라져 다시 못 볼 사람 본 것처럼 싸늘하다. 낚아채듯이 옷을 받아들고 마음대로 골라보라고 하면서 눈도 돌리지 않고 명령조로 말한다.
한인업소 어디를 가든지 비슷한 방법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한인 마켓에서 물건을 들고 계산대에 가면 직원들이 숨이 넘어갈 정도로 빠르게 계산한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옆에서 보조직원이 물건을 비닐주머니에 담는 것보다 더 빠르게 계산해서 마구 밀어버린다. 당장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도 숨이 넘어갈 정도로 바쁘게 살아야 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
미국 마켓에 가면 우리가 영어도 잘 모르는 이민1세라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계산대 직원은 여유 있게 웃으면서 인사말을 건넨다. 생각해볼 문제이다. 고쳐야 할 것은 고치는 것이 좋겠다. 돈 모으기에만 너무 바빠서 친절도, 장사의 긴 안목도 다 잊어버린다면 결국 자신의 인생까지도 버려지게 된다.
음식점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웨이트레스들이 메모지 갖고 와서 주문만 받아 적고 무뚝뚝한 군인이 임무를 수행하듯이 한다. 또 주문된 음식을 식탁에 탁탁 내어 던지듯 던져놓고 바쁘게 뛰어가는 모습이 고객에게는 불쾌하면서도 또 그들이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어디를 가나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자신의 이권이 개입 됐을 때만 숨이 넘어갈 듯이 바쁘게 행동한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물고, 뜯고, 뺏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고 이끌어주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손온유/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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