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0여년 동안 수많은 파티에 참석하여 보았지만 이번처럼 가슴 가득 감명과 따듯함을 안고 돌아온 적은 없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300명 정도만 느끼기에는 너무 아까워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우선 초청장 자체가 마음에 들어 읽고 또 읽었다. 하얀 용지 앞뒤로 수수하게 쓰인 내용은 “89세가 되신 아버님과 88세가 되신 어머님께 그동안 많은 분들이 베풀어주신 사랑에 감사한다”며 부모님의 구순 잔치 겸 결혼 70주년 잔치를 한다는 것이었다. 초청장에는 참석자들이 지켜야할 규칙이 몇 가지 열거되어 있었는데 너무도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어떤 종류의 선물이나 카드, 꽃, 혹은 봉투 등을 가져오시는 분은 문 앞에서 쫓겨날 것이다. 접수 테이블 자체가 없으므로 선물은 가져오셨다 가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저녁 내내 들고 다니다가 도로 가져가야 된다)”
또 이런 내용도 있다. “오셔서 참석해 주시는 것이 초점이므로 잔치의 주인공들과 손 안 잡아 보고 가는 손님은 최소 일년 원수지간이 된다”
그 부부는 3남1녀를 두었는데 치과의사 부부인 막내아들과 며느리의 사회로 3시간 동안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었다. 자녀들은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엮어 진솔하고 충분하게 표현했다.
그 부부는 평생을 기도와 사랑으로 자식들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 계시는데 그를 바탕으로 자손들이 모두 최고수준의 학력과 지성을 겸비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참석자들 또한 여느 파티와는 달리 끝날 때까지 일체가 되어 진정으로 축하해 드리고 있었다.
잔치가 끝난 후 노부부는 온화하고 인자하신 모습으로 문간에 서서 참석자 모두와 일일이 두 손을 마주잡고 또 꽉 껴안아 주며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너무 존경스럽고 감격스러워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며 벅찬 감격이 눈물이 나왔다.
장한진/샌퍼난도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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