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일변도에서 남북, ‘2 개의 한국’ 정책으로 전환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에 의한 개방정책이 시행되면서 바뀐 것이다. 덩은 중국의 현대화를 위해서 마오쩌뚱 주의를 용감하게 버리고 중국식 사회주의를 채택했다.
중국은 1980년대 초부터 자본주의 국가들과 통상하고 한국과도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제2강국의 대열에 오른 것이다.
덩샤오핑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좋다는 실용주의의 선구자다. 권력의 정상에 오른 덩은 후진에게 겸손히 양보하고 중국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에 앞장섰다. 그 동안 중국은 현대화과정에 저해되는 어떤 변화도 꺼려왔다. 말하자면 동북아 국제정치상 중국은 국가적 이익을 위해 현상유지정책을 고집하여 왔다. 이제 중국은 미국과 겨루는 21세기의 양대 패권국가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큰 생각을 해야 한다. 미국의 북한 인권법이 2005년 초에 발효되면 중국도 ‘2개의 한국’ 정책을 재고해야 할 새로운 정치 환경에 처하게 된다.북한문제는 동북아 국제정치무대에 현상타파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은 북 핵 폐기와 동시에 인권 개선까지 강요받는 김정일 체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 별로 없다. 김정일 정권이 벼랑 끝 외교로 버티다가 불장난을 하면 중국이 먼저 북으로부터 손을 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새로운 상황에서 나는 중국의 한반도 통일관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중국은 북 핵은 원치 않지만 북한의 붕괴도 원치 않을 것이다. 미국과의 패권경쟁심 때문이다.
오늘의 세계화 시대는 다자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중국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긴 안목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패권국가로서 체통이 선다. 그 동안 중국은 6자 회담을 중재하면서 북 핵 반대전선 형성에 일조했고 중국의 외교역량도 인정받았다. 미, 중, 일, 한국, 러시아의 5자는 중국이 객관적인 한반도 통일방안을 제안하면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이니시어티브를 쥐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북 핵뿐 아니라 대만통일문제, 경제성장/시장개척지원 등의 국가적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 아직도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이득보다 손해가 훨씬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 후진타오 정권에는 원자바오 국무총리의 입을 빌려 패권주의를 거부한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합리적인 실용주의자들이 몰려있다. 텐진 국립연구원의 한 논문을 통해 김정일의 후퇴를 이미 시사한바 있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가 지원하 는 ‘전략과 관리’ 잡지에 김정일을 신랄히 비판하는 글이 실린 일도 있다.
이제 중국과 북한은 과거처럼 ‘입술과 잇몸 관계’가 아니다. 주고받기 식의 이해타산의 관계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이제 중국은 미국과 함께 분단 60년이 가까운 한반도의 통일 문제를 탁상에 올 려 의논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정호영/한민족자유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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