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볼룸 댄스를 시작한지 이제 몇 달되었다. 그런데 벌써 볼룸 댄스를 논한다는 것은 주제가 넘어도 한참 넘어 보인다. 사실이다. 그러나 댄스 자체에 관련한 것이 아니고 댄스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데는 결코 짧다고 만도 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볼룸 댄스는 좋다.
한국 사람들 중 여자들은 댄스에 대해 적응력이 나은 편이지만 남자는 댄스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한국에서 자랄 때 유희는 여자들의 몫이지 사나이들의 몫이 아니라는 관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듯 싶다.
남자가 춤을 춘다는 것이 어찌 좀 좀스럽다, 쪽 팔린다, 그래서 춤 하면 무조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한국에서 생활을 하면 춤 못 추는 것쯤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오히려 춤 잘 추는 사람이 이상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생활은 그게 아니다. 미국인들은 춤이 생활의 일 부분이다. 그래서 미국 내 한인들도 춤이 많이 생활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동창회에서 친구들의 모임에서도 댄스는 이제 기본이다. 이때 춤 못 추는 것이 무슨 세도인양 테이블에 죽치고 앉아서 술만 축내고 있는 것은 결코 모양이 좋다고 볼 수 없다. 아니 어쩜 바보스럽기까지 하다.
한인들은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 이유도 춤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크루즈 여행은 낮에야 그렇다 치고 밤은 댄스를 하지 않고는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댄스는 그게 다인가? 아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건강에 좋다. 운동이 중년 이후의 건강에 필수라는 설명은 진부하다. 그런데 나는 댄스가 이렇게 운동량이 많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땀이 옷에 배어난다. 이는 충분히 운동효과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재미있다. 재미있는 이유는 음악에 맞추어 움직인다는데 있다.
다음은 머리에 좋다. 복잡한 스텝과 자세를 일일이 외우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데 이는 충분한 뇌 활동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 치매가 넘볼 틈이 생길 수 없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하기 때문에 부부 금실에 더 없이 좋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생각을 바꾸면 세상 보는 눈도 바뀐다고 한다. 머지 않아 연말이고 새해이다. 망년회고 신년모임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올해도 테이블에 앉아 애꿎은 술만 마시지 말고 멋지게 한번 스텝을 밟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타운에는 수준 높은 댄스 클래스들이 있다. 내일이 아니고 오늘 아내에게 남편에게 “여보! 우리 볼룸 댄스 배웁시다” 하고 용기 있게 말을 해보자.
한가지 덧붙여 말한다면 공식적으로 볼룸 댄스는 이름이 스포츠 댄스로 바뀌었고 2004년 하계 올림픽 시범종목이었고 2008년 정식 종목 채택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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