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목하 다이어트 중이다. 나를 잘 아는 분들은 도대체 무슨 소린가 하고 의아해 할거다. 내가 그리 뚱뚱한 것도 아니고 또 별다른 병도 없고 해서 다이어트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타고난 건강 체질인데다가 잘 먹고 낙천적이고 잘 웃고…… 하여튼 건강에 좋다는 조건은 다 갖추고 있어 지금까지 비타민이나 영양제 한 알도 복용할 필요를 못 느끼고 짱짱 잘 지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하도 건강해서 좀체 아파 드러누울 일이 없던 나는 약한 체질을 가진, 얼굴이 새하얀, 특히 아침 조례 때 맥없이 스르르 쓰러져서 사람들에게 업히든지 안기든지 해서 양호실로 가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는 언제 한번 저렇게 실려가서 주위의 극진한 돌봄을 받으며 양호실에 하루 종일 드러누워 있어 보나.’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기다렸다는 듯이 봄가을로 편도선이 부어 올라 물 한 모금 넘기기도 힘들어하며 꼬박 사흘을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고생을 죽도록 하곤 했다. 그런 식으로 앓기를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장장 6년을 계속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맹장수술과 더불어 편도선이 감쪽같이 사라져 그 이후로 이날 이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낸다. 그래서 꿈에도 ‘아파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이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이 주신 이 귀한 건강의 축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비상이 걸렸다. 친척집에서 우연히 장난 삼아 재어본 혈압의 수치가 꽤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병은 널리 알리는 게 최선인지라 병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구역예배 때나 선교회 모임 때 식사시간이 되면 나의 높아진 혈압수치를 열심히 알렸다.
그랬더니 간호사 한 분이 자기가 혈압이 올랐을 때 다이어트로 혈압을 조절한 경험을 얘기해 주며 다이어트를 권한다. 고기와 튀김음식을 줄이고 대신 야채와 과일을 좀 더 늘리고 물을 많이 마셔 보란다. 듣고 보니 그 동안의 나의 음식 습관이 정반대였던 걸 발견하고는 곧 조절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항상 같은 체중을 유지하는데 나의 체질은 너무도 정직해서 먹는 대로 체중이 오르니 다이어트를 안 할 수가 없다. 음식의 양도 평소의 반으로 줄였다. 그랬더니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다이어트가 8월이 못 되어 10파운드가 줄면서 혈압이 정상이 되었다. 내친 김에 5파운드를 더 줄이는 중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좀체 열 받는 일이 없는데 미국의 선거철이 되면 꽤 열이 오른다. 이번에 혈압이 오른 것도 체중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내가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는 형편없이 깎아 내리고 내 보기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후보는 턱없이 추켜 주니 신문을 읽을 때마다 열을 안 받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짠 음식.
운전할 때 잠을 깨우는 방법으로 검정콩을 먹었었는데 어느 분이 해바라기 씨를 까먹으며 운전하면 절대로 잠이 안 온다고 해서 그 방법이 더 좋을 듯하여 마켓에 가서 당장에 사다가 까먹어 봤더니 정말 효과 만점이다. 언제나 손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바닥날 염려도 없고 해서 해바라기 씨를 열심히 까먹었는데 문제는 어찌나 짠지 입안이 헐 정도여서 소금기 없는 해바라기 씨가 어디 없을까 찾던 중에 혈압이 오른 걸 발견하게 된 거다.
3월에 혈압이 높다는 걸 발견하자마자 주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다이어트도 하고, 불공정해 보이는 신문기사에도 열을 안 받도록 마음을 평정시키고, 또 짠 해바라기 씨 대신에 생 해바라기 씨를 까먹다 보니 두어 달 전부터 혈압이 정상이 됐고 몸의 컨디션도 그저 그만이다. 이런 저런 노력으로 약을 먹지 않고도 혈압이 정상이 됐으니 성공한 셈이다.
이 최고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만 하며 살고 싶다.
신은실<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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