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투표율이 미국의 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전 세계 163개 나라, 말하자면 선거를 통해 공직자를 선출하는 나라를 조사한 결과 밝혀진 사실로, 미국은 투표율로 보면 140등에 해당된다고 한다.
미국의 유권자는 2000년 현재 2억500 여만으로 집계됐다. 이중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은 1억5,600여만. 그중 실제로 한 표 행사를 한 사람은 1억500 여 만이었다.
그러니까 미국 전체 유권자의 25% 정도의 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 셈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한 표 행사를 포기하는 유권자는 1억 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빙의 접전이 예상되는 올 대선의 승리는 그러므로 얼마나 많은 자파 유권자를 등록시키고, 또 투표를 하게 하는 가에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런데 왜 투표를 하지 않을까.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대개 이런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지방정부 공직자에서, 주지사, 주 상·하의원, 연방 상·하의원, 대통령, 거기다가 주민 발의안 까지 포함돼 있는 두툼한 투표용지를 쳐다보기만 해도 부담이 되어 안 하는 사람들. 이 경우는 대통령이면 대통령, 하나만 골라 투표를 해도 된다.
줄서기가 싫어 투표를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은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다.
배심원 임무가 떨어질까 두려워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는 완전 무지의 소치다. 배심원 선정은 운전면허 리스트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이나 당하지 않을까 싶어 투표장 근처에 얼씬도 않는 사람. 차별대우를 받아온 흑인에게 많은 경우로 역시 시대착오적 착각이다.
‘투표란 하나마나다’란 패배주의 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 대체로 공산권 국가 출신 이민그룹이다. 또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가 불이익을 당한다는 겁에 질려 있는 사람들. 파라과이, 엘살바도르 등 권위주의형 체제 출신 이민그룹에게서 흔히 보는 유형이다.
‘유전형’도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집안 출신 사람들이다. 결코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 그 가계를 살피면 부모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할아버지 때도 마찬가지다.
투표를 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 배운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도 투표를 웬만해서는 안 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경우는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는가. 각자 한번 생각 해볼 문제 같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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