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자주 외교를 주장하며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탈피하여야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21세기의 가장 큰 강대국이 될 중국과 친밀해져야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이 한국에게 중요한가를 국내의 정치적 목적과 연결시켜서 결정한다면 외교정책에 큰 비극과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 소위 한국의 진보파라고 자칭하는 정치가들은 보수파들이 한미동맹 관계를 신봉하니 그들과 달리 중국과의 관계에 치중하는 것이 또한 진보적이고 반미감정이 진한 계층에서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과 가까워진다는 것이 자주외교의 근본이라고 한다면 오산이다. 중국은 등소평 통치 이후로 경제면에서 시장경제를 실천하고 있으나 정치면에서는 아직도 비민주적인 공산당에 의한 통치를 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세계 여섯째 가는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아직도 미국의 국가 총생산 10조달러의 10분의1인 1조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에 만연한 부패는 중국의 지도자들까지도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국방비는 세계 국방비의 43%를 차지하는 4,000억달러로 중국 국방비의 몇 갑절이며 중국은 아직도 항공모함을 러시아에서 구매할 정도이다.
물론 미국을 추종하자는 것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적이고 호전적인 선제공격 등의 외교정책으로 미국이 고립되어가고 많은 나라에서 반미주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시의 외교정책이 성공적이지 않지만 아직도 많은 국가가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의 정치구조를 모방하여 민주정치 체제를 성립시키려 하고 있다.
이것은 친미정책이 아니고 민주주의를 주창하였던 미국의 창시자 워싱턴, 제퍼슨, 메디슨 등의 지도자들의 민주정신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큰 경제대국이 되더라도 정치적 민주화가 없이는 세계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없다.
한국의 민주발전 장래를 위해서도 한국은 민주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여 자주적인 외교를 하여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중국 사람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모택동이라고 하였다는데 황당한 이야기다. 모 주석은 그의 이념투쟁을 위하여 지주와 수위 반동분자인 부르조아 300만을 강제수용소에 보내 학살하였으며 그의 무모한 문화혁명은 수많은 인명과 중국의 경제를 거의 파산시켰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된다.
단 한가지 우리가 모택동에게서 받을 수 있는 교훈은, 그는 항상 인접한 국가, 즉 러시아 같은 인접국가와는 친해져도 멀리 있는 적보다 더 경계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신념 하에서 모택동은 미국 닉슨 대통령의 화해적 외교 제스처를 받아들여 소련을 미국과 같이 견제하였던 것이다. 한국도 국경을 인접한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지금도 동북 공정설을 믿고 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아마 그들은 북한 땅이 과거 자기네 영토였으므로 중국이 지배해야 된다고 할 지도 모른다.
가까운 이웃이 멀리 떨어져 있는 적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은 외교사에서 자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모택동은 소련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이항렬/국제한국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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