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베트남 참전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미국이 둘로 갈라졌었다. 작금의 갈등은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대규모 가두시위 있었고 폭력사태도 빚어졌다. 지금은 그토록 험악하진 않지만 2000년 대선, 줄기세포 연구, 민권, 이라크 전쟁 등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지난 100년간 들어보지 못한 첨예한 갈등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국론 분열은 차기 정부 내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불거진 대립이 미국 역사에서 찾기 힘든 파당적인 현실을 반영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일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 미국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정치적 상황이 초래되더라도 우리는 냉정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정치적 적대감 대신 나라 전체를 생각하기만 일은 술술 풀리게 돼 있다.
토마스 제퍼슨은 ‘적 그리스도’로 몰렸다. 미국 내에서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러했다. 1801년 애론 버를 꺾고 하원의장이 되자 제퍼슨은 더 이상 분열상을 드러내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우리는 모두 연방주의자이고 공화주의자”라며 화합을 호소했다.
1864년 나라의 존망이 오락가락하던 남북전쟁 때 링컨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1901년 산업혁명으로 분출한 계급간 투쟁이 치열했다. 이 때 티오도어 루스벨트는 특정 그룹의 이익보다는 나라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 하겠다며 단합을 도모했다.
이번 대선의 패자와 그의 지지자들은 쉽게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들인 공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투표 결과를 놓고 법정 싸움을 한바탕 더 벌인다면 나라에 도움될 게 없다. 정치적 안정과 정치인의 평판은 물론이고 미국이 자랑하는 민주절차에 대해서도 신망을 점점 잃게 될 것이다. 선거를 법정으로 질질 끌고 가려는 어떤 시도도 자제돼야 한다.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우리는 해냈다. 금기시 되던 일들이 지난 70년간 벌어졌다. 노조가 생기고 남부지역에서 인종분리주의가 종식됐으며 가톨릭 대통령도 탄생했다. 이처럼 우리는 할 수 있다.
정치를 개인적 야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나라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물어라.” 그러면 우리는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것이다.
로버트 댈릭/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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