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임 대통령보다 늦게 조지 부시는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이번 선거는 총 유효 표에서 지고 대통령이 된 부시가 국민의 심판을 받는 행사였다. 여기서 그는 분명히 이겼다.
그는 이번 승리를 어떻게 쓸 것인가. 집권 2기는 위험한 시기다. 다음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대통령은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목적이 없는 권력은 부패한다. 스캔들이 집권 2기에 자주 터지는 것도 그래서다. 닉슨과 레이건 클린턴 모두 집권 2기 때 홍역을 치렀다. 부시는 무기력하게 있지 않을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사태 등 외교 문제에 관한 한 그러려도 그럴 수 없다. 국내 문제에 관해서도 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인기 있는 정치인들은 쌓아 놓은 정치 자본을 아끼는 경향이 있다. 집권 2기를 맞은 지도자의 경우 이는 허영에 불과하다. 인기를 얻기보다는 중요한 업적을 이루는데 이를 쓰는 것이 위대한 대통령의 특징이다. 해리 트루먼은 사랑 받지 못한 채 백악관을 나섰지만 훗날 역사는 그를 달리 평가했다. 반면 레이건과 클린턴은 정치 자본을 쌓아둔 채 사랑을 받으며 퇴임했지만 이는 내가 보기에는 낭비며 실패다.
부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캠페인을 통해 쌓은 정치 자본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 1기에서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정치 생명을 걸고 이라크를 침공하는 위험한 도박을 감행했다. 그것이 미국의 안전을 위해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때 정치 자본을 아끼지 않았다면 지금은 더더욱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는 소셜시큐리티와 세제를 우선적으로 개혁하려 할 것이다. 이 작업은 워낙 정치적 위험이 커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잘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부시는 집권 1기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신경이 쏠려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완승을 거둔 후 맞는 집권 2기 동안 축적된 자본을 깔고 앉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부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건 그는 통이 작은 인물은 아니다. 1기 동안도 큰 일에 손을 댔다. 더군다나 국민의 신임을 얻고 상하원 장악력도 커졌으며 재선을 염두에 둘 필요도 없는 지금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큰 일을 하기 위해 사랑 받지 못하고 떠나는 법이다. 부시도 그럴 것이다.
찰스 크라우트해머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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