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대와 80년대 우리 한인들은 고국의 민주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하에서 정치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고국을 향한 우리의 관심은 늘 비판으로 표출되었다. 또 민주의 상징이었던 김대중 전대통령이 야인의 신분으로 이곳에 머물 때 우리는 음으로 양으로 그를 도우며 조국의 민주화를 갈망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조국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지면서 정치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인들의 정서는 70년대의 비판의식만 간직한 채 새로운 민주정부들이 행하는 여러 정책에 보폭을 맞추지 못했다. 그래서 개혁의 성과들은 외면하고 개혁과정에 나타나는 몇몇 실수만 침소봉대하며 분노를 키워왔던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게다가 몇몇 언론인이 전해주는 편향된 고국소식을 들으면서 군사정권 때보다 현재의 한국에 대한 반감이 더 심해진 기현상을 보이게 되었다. 그 결과 LA 한인사회는 수구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조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누구보다도 걱정하고 후원한 우리들이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은 억울한 일이지만 우리가 자초하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오랜만에 한국의 현직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검찰이나 국정원에 대한 간섭을 없앴다. 그 결과 오히려 집권자가 정보로부터 소외되어 여론 형성에도 실패하고 개혁에도 지장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신봉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신감의 표출이다. 산업구조로 보자면 장기적 발전을 위한 토대인 인프라와 같은 것이다. 이런 기본 토대가 있어야 경제 정치 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동안 개발독재에 의한 성장 지상주의로 단기간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으나 그 토대가 약해서 욕구가 무질서하게 분출되고 사회의 혼란을 경험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과정은 미래를 향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노대통령은 그 희생양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런 점에는 나는 가시적 효과보다 궂은 일을 마다 않는 노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다.
한국은 더 이상 후진국이 아니다. 교역량은 세계 12위이며 수출은 연일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다. 내수경기가 얼어붙어 체감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현재 미국도 겪고 있는 문제이다. 또한 한류열풍으로 엄청난 문화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IT 산업의 강국으로 부상한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미국도 더 이상 한국을 명령만 하면 따라오는 정도의 나라로 인식하지 않는다. 반미의식이 강한 청년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미국정부가 인터넷을 통해 직접 대화에 나서기 시작했고 미국의 인권담당 관리가 매매춘 근절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 한인들은 노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여부를 떠나 이러한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그를 진심으로 환영해야 할 것이다.
제임스 오
내일을 여는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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