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국무장관은 대통령과 생각이 같지 않더라도 이를 따르려고 애쓰던 조지 마샬을 본받으려 했다. 2003년 2월 유엔 연설에서 그는 개인적인 의구심에도 불구, 사담 후세인 제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파월은 부시 행정부 내에서 추종자라기보다는 이단자의 역할을 해왔다. 그는 전통적이고 온건한 외교정책을 옹호해 왔으며 부시 대통령에 반기를 든 국무부 내 세력을 옹호해 왔다. 대부분의 경우 그는 체니 부통령이나 럼스펠드 국방장관과의 논쟁에서 졌다. 이들 간의 의견 불일치로 이란과 북한 같은 중요한 문제에 있어 부시 행정부는 마비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파월이 더 이상 부시 행정부의 강경노선을 견제할 수 없게 된데 국무부와 의회의 온건파 공화당, 외국 정부는 걱정할지 모른다. 그들은 파월을 유일하게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를 반대하는 인물로 꼽아왔다. 그러나 그는 부시 외교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상당부분 져야 한다. 그는 역대 어떤 국무장관보다 외국 여행을 꺼리는 바람에 외국 지도자들을 미국 쪽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
파월의 퇴장으로 논쟁은 줄어들고 보다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후 이라크와 관타나모와 아부 그라이브 인권 침해 등 엉망인 정책을 추진해 온 사람들은 남고 이에 반대해 온 파월이 떠난다는 것은 부시의 무책임성을 보여준다. 부시는 유럽과의 관계 악화 등 집권 1기 동안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옳은 주장을 더 많이 폈던 국무장관을 내보내는 지금 이 말에 희망을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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