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칠레의 아태경제협력정상회의(APEC)에서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다. 부시는 칠레 국민들의 분노를 간파하지 못했다.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1973~1990년 사이에 국민들에 행한 각종 고문과 폭정에 대한 보고서에 국민들이 터뜨린 분노의 함성이다.
이러한 고문과 학정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데 국민들은 분개한다. 칠레 육군사령관이 이 사실을 토로하기까지 할 정도다. 그는 국가 안보라는 명분도 정당하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다. 공군, 해군 수뇌부들도 과거청산 차원에서 어두웠던 역사를 고백하고 숨겨졌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부시 대통령이 과연 칠레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는 오욕의 역사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부시는 별로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강한 권력을 움켜진 정치인으로서 머나먼 지역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고문 등으로 희생되고 있는 현실에 눈감아선 안 된다.
9.11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목으로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리고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포로를 학대해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힘을 과시했다. 부시는 앞으로 4년 동안 피노체트가 칠레 국민에게 휘두른 권력의 폐해가 무엇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야기되는 윤리적 재앙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칠레는 전세계를 향해 인권유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 부시는 이러한 외침에 귀를 막았다. 혼란스런 세상인데도 말이다.
아리엘 도프먼/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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