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신문을 보니 몇 가지 예상했던 기사가 실려 있다. ‘한국경제는 몇 년 만에 겪는 최악의 상황’라는 빨간 위험 신호, 그리고 다음 줄에는 여유작작한 골퍼들의 모습과 함께 ‘불황 모르는 골프여행’이란 표제에 어안이 벙벙해 진다.
이어 눈에 띠는 것은 여의도 이전 투구장 - 경기 중계도 그만하면 이제 식상할 만하다. 게다가 전대미문의 휴대폰 수능 부정 사건이 터졌고 군인들의 부정사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세상 돌아가는 게 마치 회전목마를 타는 기분이다.
언젠가 한 젊은이가 나를 보고 올드 타이머라고 불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쁜 별명은 아닌 성 싶다.
요즘 들어 우리 부부는 부쩍 다툼이 잦아졌다.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TV드라마 선택권을 놓은 실랑이이다. 올드 타이머인 나는 농촌 정담이나 사극을 선호하는 반면 나이가 좀 떨어진 아내는 한사코 젊은 애정 드라마를 고수한다.
그토록 매달리는 드라마의 내용인즉 하나 같이 사회 윤리도덕성을 넘어 선 불륜관계 멜로물이다. 방송윤리 위원회는 허울뿐인 곳일까, 이토록 공공연히 국민정서를 망가트리고 있는 데도 아무 말이 없다. 당연히 바로 잡아 주어야 할 언론도 말이 없으니 올드 타이머는 만감이 교차될 뿐이다.
누군가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는 현실을 바로 잡는 시기는 올드 타이머가 퇴진한 이후라고. 과연 병 든 나무의 마른 가지를 치는 것으로 새싹을 낼 뿌리는 온전할 수 있을까.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컬어 왔던 한국의 이혼율이 미국과 다를 바 없는 현실을 누가 믿겠는가. 이렇게 된 데는 무책임한 오락물을 토해내는 매스 미디어의 책임 또한 피할 수 없으리라 본다. 현 동포사회에서도 올드 타이머의 역할은 중요하다. 어차피 이민을 나선 바에야 구태를 벗고 옛 사탕수수 농장의 선구자적 본을 따라야 한다, 혈세인 웰페어를 받아 라스베가스를 출입하는 올드 타이머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곱지 않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서 살아 왔고, 앞으로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올드 타이머들은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올드 타이머는 죽지 않고 사라져 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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