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가 괴성을 지르며 도쿄시내로 진입하고 있다.
일본 괴물영화 ‘고질라’탄생 50주년
할리웃 명성의 거리에 이름 올려
마지막 28번째 영화 세계 첫 상영
일본의 토호(Toho) 영화사가 창조한 ‘괴물들의 왕’인 거대한 파충류 고질라의 탄생 반세기를 맞아 지난 28일과 29일 이틀간 할리웃에서는 고질라 축제가 벌어졌다.
1954년 제1편이 나온 이래 29일 차이니스 극장에서 상영된 제28편에 이르기까지 지난 50년간 도쿄를 비롯한 전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고질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물이다. 괴성을 지르며 입에서 핵불길을 토해내는 고질라는 전후 혼란과 실의에 빠진 일본국민들에게 새로운 오락의 원천이 되었던 컬트적 존재. 고질라는 동시에 국제 핵 경쟁과 붕괴된 평화의 가공할 살인적 가능성을 경고하는 상징역할을 했다.
토호사는 세계에 열렬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고질라의 탄생 50주년을 맞아 이 괴물을 할리웃에 진출시키고 대대적 축하행사를 벌였다. 28일에는 고질라가 입에서 핵불길을 내뿜으며 할리웃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 참여했고 이어 29일 상오 11시30분에는 고질라의 이름이 할리웃 명성의 거리에 올랐다.
같은 날 하오 7시부터는 고질라 시리즈 제28편인 ‘고질라 마지막 전쟁’(Godzilla Final Wars)이 할리웃의 차이니스 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영화 상영에 앞서 차이니스 극장 앞에서는 전세계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모형 고질라가 붉은 카펫을 누비며 괴성과 함께 입에서 핵증기를 내뿜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날 영화 상영에는 일본서 날아온 제작자 류헤이 키타무라, 주연 남녀 배우 마사히로 마추오카와 레이 키쿠카와 및 특수효과 연출자 등이 참석,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토호사는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고질라 시리즈가 끝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대 인사차 나온 마추오카도 말했듯이 “영화 제작자는 거짓말쟁이”여서 고질라가 언제 또 다시 동면에서 깨어나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
‘고질라 마지막 전쟁’은 “더 시끄럽고 요란하고 닥치는 대로 부수자”가 모토라는 듯 특수효과를 동원한 액션과 파괴와 소음으로 극장이 떠나갈 듯했다. 이번 영화는 고질라와 온갖 수퍼파워를 지닌 괴물들이 총출동해 세계를 깔아뭉개는 것 외에도 인간들간의 쿵푸 액션까지 가미 인간과 괴물의 파괴 광란극을 보는 기분. ‘메이트릭스’와 ‘스타워즈’와 ‘에일리언’ 및 ‘제3세계와의 근접 조우’ 그리고 과거 고질라 영화들의 부분들을 짜깁기해 만들었는데 만화 같은 재미가 만점. 액션에 여성 역을 많이 강조하면서 여자들의 늘씬한 다리와 뇌쇄적인 입술 등을 클로스업, 또 다른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전쟁과 핵폭발로 지구의 환경이 엉망진창이 되면서 동면중이던 온갖 괴물들이 깨어난다. 이들은 도쿄, 뉴욕, 파리, 시드니 및 상하이 등을 동시 각개격파식으로 쑥대밭을 만들어놓는다. 지구를 괴물들의 공격으로부터 구할 자들은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인간들(‘X-멘’의 해적판)로 구성된 조직 M.M.의 총아 오자키와 그의 라이벌 카자마 및 유엔서 파견된 여생물학자 등은 지하와 해저를 달릴 수 있고 비행할 수도 있는 고텐을 타고 괴물들과 싸우나 역부족. 한편 X혹성에서 UFO를 타고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 평화공존을 제의한다.
그러나 이들의 본의는 인간과의 공존과는 거리가 먼 것. M대원들은 괴물들과 정체를 드러낸 외계인들과 싸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궁여지책 끝에 이들은 남극에서 동면중인 고질라를 기상시켜 괴물들과 대결시킨다. 이 영화는 12월4일 일본 전국에서 동시 개봉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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