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모임에서 한 아내는 결혼 전에 부모의 중독문제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는데, 또다시 중독자 남편을 만나고 보니 새벽에 잠을 깨도 그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은 좌절감 때문에 차마 일어나서 중독 결과의 참혹한 현실들을 대할 자신이 없다는 말을 했다.
더러 중독자 남편들 중에서도 수년 전에 이런 회복모임을 알았거나, 아내가 더 일찍이 강경하게 자신의 거부반응을 받아주지 않았더라면, 벌써 회복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후회의 말들을 해서 가족들의 단호한 의지와 바른 회복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중독은 감정변화를 야기하는 중독물체나 행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선호하는 사람 자신에게 더 문제가 있다. 통상 인간의 성격 형성은 4세쯤 이루어져서 유년기부터 중독성향 성격으로 성장되다가, 심심하거나 외로움 또는 호기심으로 처음 중독물체나 행위를 하면서 그 첫 체험에서 맛보는 현실 도피감에 매료되어 생활방식이 변화되고 삶이 망가지는 평생 고통과정으로 자신을 몰아넣게 된다.
중독의 전체과정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전반부를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정에서 중독을 선호하는 성격형성으로 성장하다가 자신의 의지와 선택으로 중독문제에 휘말려드는 것이다. 후반부는 이런 사람이 자신의 의지로는 어쩔 수 없어 마치 매일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이 몸에 밴 중독행위를 계속해야 몸을 가눌 수 있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라는 마지막 수단으로 가족들의 만류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고의로 한 일은 아니지만, 부모들은 자녀를 성장과정에서 중독문제를 선호하는 성격으로 형성시켜서 한번 울린 셈이고, 중독 결과로 삶이 다 망가진 다음에도 중독자가 어쩔 수 없이 행사하는 거부반응에 짓눌려서 방관하거나 회복으로 안내하지 못해서 또다시 중독자를 울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정은 자녀가 건전한 가치의식, 태도, 세계관 등을 학습하는 유일한 장소이므로 부모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태도의 모범여하에 따라서 성장과정에 영향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일들을 탓하기보다는 과거를 거울 삼아서 앞으로의 삶을 올바로 대처하는 것이 바른 긍정적인 삶이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 한인 중독자들은 남성이고, 도박과 알콜의 경우는 이미 결혼을 하여 자녀가 있는 가장들이 많다. 지금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서이겠지만, 중독자 남편과 그 아내는 성장과정에서 잘못 양육시킨 자기 부모들은 탓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회복은 미루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현재 자기 자녀들에게는 몇 갑절 더 나쁜 모범을 보이고 있어서 안타깝다.
아무리 중독자 남편들이 거부반응으로 회복이야기만 해도 황소고집을 보이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바로 살고 싶고 이대로 죽어 가는 자신을 겁내고 있다. 아내들도 결혼 전 성장환경에서 현실을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학습을 했거나, 남편의 중독문제에 대한 심한 수치심으로 더욱 현재의 어려움을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아내들의 단호함과 회복안내 의지는 중독자 남편들에게 유일한 마지막 등대불빛이다. 아내가 열심인 가정에서는 중독자 모두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이해왕
선교사/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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