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누구에게나 가장 바쁘고 분주한 달이다. 살아온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차분히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기에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크리스마스를 빙자(?)하여 있는 이 분주한 일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예수의 생일을 축하하기를 위해서 사람이 만든 크리스마스. 그러나, 요즘은 크리스(그리스도) 없는 마스(모임)가 되어 우리들끼리만 야단 법석이는 것은 아닌가?
지금도 어느 목사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주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습니까? 주변에 약한 자, 없는 자를 돌보시기 바랍니다. 강한 자에게 대접하고 선물하는 인간적인 성향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예수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소자, 약한 자, 갇힌 자, 없는 자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그 소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면, 하나님은 잊지 않고 상을 준다고 약속했다. 혹시라도 우리 주위에 성탄의 평화와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소자가 있다면, 그들을 돌아보아 보는 것이 진정으로 예수가 가장 기뻐하는 생일잔치가 될 것이다.
목사로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마음에 한가지 무거움이 있다. 혹시라도 교우들이 목사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교회에서 담임을 하고 있을 때는, 서로 카드 한 장만으로 고마운 마음과 성탄의 사랑이 충분히 표현되었었다. 그들에게 카드는 언제나 카드 그 자체였다. 그러나, 대체로 한인교인들이 목사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그저 인사와 축복의 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간단한 선물이 함께 들어 있을 때가 많다.
사람은 간사한지라, 몇 해 동안 익숙해지면서 언제부턴가는 카드를 열면서 뭔가 들어있지 않으면 왠지 허전한 맘이 드는 어처구니없는 나의 모습을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목사는 대접을 받아야 할 소자는 분명 아니다. 감사한 마음은 카드에 적은 진실한 마음의 표현이면 충분하다. 우리 아이들이 단지 목사의 자녀라는 이유 때문에 받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을 보면 속 상해진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예수가 나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나의 예수는 누구일까 생각하면서, 주위를 둘러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숨겨진 소자를 찾아 성탄의 사랑의 나눈다면, 예수가 그 선물을 대신 받고 기뻐할 것이다. 각자의 삶 속에서 여러 모양으로 찾아오실 예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김동현/언약교회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