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실용·개혁 싸움날까
정동영·김근태 조기 복귀도 거론
열린우리당이 참패의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2기 지도부 출범 한달 만의 일이라 상처를 치유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민심의 이반을 확인했고, 당내에서는 실용-개혁의 노선투쟁이 재연될 조짐마저 있다. 휴일인 1일 오후 긴급 소집된 상임중앙위원회는 당 혁신위를 구성키로 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진 못했다.
무엇보다 지도부 책임론이 만만치 않다. 여당이 단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텃밭으로 여겼던 충남 두 곳의 패배는 전략공천의 잘못으로 귀결될 수 있어 문희상 의장이 그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패배가 노선투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 이후 숨죽이고 있던 개혁진영이 패배 원인을 문 의장의 실용노선 탓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도부가 개혁노선으로 선회하지 않으면 불행해질 것”이라는 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출범한 지 한 달 되는 문 의장 체제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노선투쟁 조짐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은 “지도부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달 중으로 임기가 끝나는 정조위원장단 등 정책라인을 교체하고 실무당직을 대폭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혁진영 의원들과 기간당원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될 경우 장영달, 유시민 등 개혁파 상중위원들이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여 노선투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장관, 김근태 복지장관의 조기 복귀론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구 당권파의 한 핵심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맞설 스타급 정치인 없이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장관의 조기복귀는 대권경쟁의 조기 촉발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선뜻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도 어떤 식으로든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태로는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해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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