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속이지 말라
정찬주 저
‘암자로 가는 길’ ‘선방 가는 길’의 저자이자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의 저자가 쓴 신작 에세이로 암자에서 만난 성철 스님의 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성철 스님이 살아생전 수행과 공부의 터전으로 삼았던 암자들을 따라가면서 곳곳에 새겨진 성철 스님의 말씀과 발자취, 그리고 암자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산문집이다.
기행문의 현장성, 명상서의 성찰성, 전기의 서사성이 탁월하게 어우러진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한 사람의 위대한 종교인의 삶을 소개하여 어려운 시대를 헤쳐나가는 현대인들에게 폭넓은 마음공부를 하도록 이끄는 산문집이다.
‘불기자심’(不期自心), 즉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성철 스님이 저잣거리의 사람들에게 즐겨 주시던 좌우명이다. 자신의 목표와 좌우명을 잃어버린 채,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한 채, 힘겨운 일상을 영위해 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진짜 어려움은 다른 사람 아닌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사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날마다, 혹은 순간순간 자기와 여러 가지 약속을 한다. 그러나 서릿발같은 결심을 했다가도 슬그머니 물러서 마음의 부도를 내며 살고 있다. 마음의 부도는 알게 모르게 사람을 부실하게 만들기에 성철 스님은 “쏙이지 말그래이”라고 당부하신 것이다.
입산 출가한 수행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자기와의 선한 약속을 지키며 산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다른 거창한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맑고 향기롭게 하는 일일 것이다. 사람에 따라 자기 자신에게 한 약속의 무게와 크기는 다를 수밖에 없지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나태나 타성으로부터 자기라는 질서를 흩뜨리지 않고 마침내는 밤하늘의 별처럼 자기 자신의 생을 빛나게 한다는 성철스님의 소중한 가르침을 배운다.
누더기 장삼의 검박한 삶, 한 순간도 눕지 않는 정좌불와의 수행을 8년간 계속했고, 철조망을 치고 수년간 동구 불출했으며 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모든 이들의 성품이 평등하다는 믿음을 실천한 성철 스님의 삶과 수행의 이야기는 ‘불기자심’을 스스로 실천하여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려한 것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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