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_ 십여 년전, 한양대학교 이영희 교수가 발표하였던 책 제목이다. 이교수가 이 책에서 밝혔듯이, 1960년대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장한 이야기이다. 창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좌우의 날개가 꼭 필요하듯이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해선 좌우의 논리 모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1980년대 말부터 진행된 구소련과 동구권의 붕괴가 있기 전까지는 세상은 그런대로 좌우진영이 균형을 맞추면서 굴러갈 수 있었다. 결국 실패로 끝이 났지만,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자본주의 체제보다 뒤쳐진 생산력을 만회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자본주의 진영에서도 체제경쟁을 위해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보장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다. 서로의 체제가 타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군사력 경쟁과 마찬가지로 공공의 복지 경쟁이 치열하였다.
자본주의 미국에서는 프랭크린 루즈벨트가 제 32대 미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공공의 복지를 위한 사회보장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사회보장에 필요한 재원의 많은 부분을 국가가 책임졌지만 체제 경쟁을 위하여 민간 기업들에게도 책임의 상당 부분이 전가되었다.
그러나 구소련과 동구권의 해체는 민간 기업들에게 부과 되었던 사회보장 책임을 더 이상 떠맡지 못하겠다는 신호탄이 되었다. 더 이상 체제 경쟁이 요구되지 않는 현 시점에, 이윤을 최고의 선으로 간주하는 민간기업들은 퇴직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시스템을 위해 그들의 귀중한 기금을 사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하여 부시 행정부는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과하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 문제에서도, 2003년 캘리포니아에 불었던 파업 열풍은 노동자들의 우려의 표현이었다. LA 항만 노동자 파업, 셰리프 파업, 남가주 3대 대형마켓 파업, MTA 버스 노동자 파업 등은 삶의 질 저하에 대한 저항의 표출이었다.
특히 대형마켓 파업의 원인은 월마트 사태로부터 그 근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 등지의 싼 노동력으로 생산한 상품을 싼값에 공급하여 세계 최대의 유통 기업이 된 월마트는 노동자들에게는 단 한푼의 건강보험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런 월마트를 보아온 대형마켓들이 건강보험 등 노동자 복지 혜택을 삭감하겠다고 노동자들을 압박하였다.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대형마켓 파업의 원인이 되었다. 삶의 질 저하에 대한 민중의 저항인 것이다.
이제 우리들은 부러진 한쪽 날개로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 것인가 그리고 공공의 복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 막막히 바라만 보고 있다. 사회 전체의 책임보다는 각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로부터 공공의 복지를 회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거널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김일선
글렌데일 통합교육구
한국어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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