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에 우리 집에 뉴저지에서 살다가 부인과 이혼을 하고 하와이에서 새 삶을 살겠다고 온 사람이 있다. 우리는 이분과 금방 친해졌다. 성격도 활달하고 상당히 편한 사람이었다.
우리 집은 방 두칸에 내 서재와 침실이다. 그 분은 내 서재에서 있으면서 내가 수시로 컴퓨터에 앉아 있어도 별로 불편함을 표현 안 한다. 그런 분이 이혼을 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이혼 이유가 무엇이죠.” “법원 서류에 기재된 것을 보니 언어 폭행이라고 합디다.” 담담하게 말한다.
처음 듣는 소리라서 “어떤 것이 언어 폭행이죠”하고 물었다. 이혼 사유 중에 남편들의 폭행이나 성격상 안 맞는다는 이유는 많이 들었지만 언어 폭행은 들은 적이 없다. 그래서 연이어 물어 보았다.
“나는 경상도 문둥이라서 말이 무뚝뚝하고 거칠고 목소리가 큽니다.” “아내는 강원도 사람이라서 경상도 문둥이를 이해를 못하였나 봅니다.”
“어떻게 말했는데요.”
“이 문둥이 가시나야, 확 때려 부셔 부릴까 부다’라든가 이런 정도 입니더.”
나 역시 충청도 사람이라서 그런 용어는 용납이 안 될 것 같다. 부인은 남편과 30년을 살면서 항상 가슴이 벌렁 벌렁 하여 병이 됐다는 이혼 사유 내용이었다 한다. 나도 남편과 30년을 넘게 살면서 왜 그런 모욕적인 일은 없었을까.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의 자리에 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고 그 버릇을 없애 보려고 많은 시간을 날밤을 하얗게 밝혔던 것이 생각이 난다.
우리는 습관을 쉽사리 없애 버리지 못한다. 내 힘으로는 못된 버릇을 고칠 수가 없다. 못된 습관, 못된 언어를 껴안고 살아가면서 서로의 모가 난점을 깎아주고 다듬어 주지 않으면 결혼은 실패한다. 뼈를 깎아내는 아픔으로 노력하여야 하는데 그런 것을 감수 안 하려고 하고 편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고 수확만을 기대하는 풍조가 만연하여 가고 있어 안타깝다.
김사빈/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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