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한인 경제의 본격적인 태동은이민쿼타 개방에 힘입어 대거 이민이 가능했던 지난 30년에 근거를 두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 한인 경제 행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896년도에 개최된 시카고 만국 박람회에 우리 선조들은 조선을 대표하여 토산품 판매에 앞장섰으며 그 후 사탕수수밭 노동, 인삼장사, 도산 안창호선생의 도자기 사업, 오렌지 농장, 탄광노동 등이 한인 경제 활동의 첫번째 물결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와 60년대 국제결혼과 유학생 유입을 제2의 물결이라 한다면 70년대 이후 미주 한인 이민은 제3의 물결이라 할 수 있다.
미주 한인들은 이러한 역사와 과정을 바탕으로 이제 미국사회의 중요한 소수민족으로 자리잡아 가고 각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높아진 한인 경제력과 위상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들리며 미 주류사회와 정치 경제계는 한인타운을 기웃거린지 오래 되었다.
그들이 우리 한인사회를 동반자로 생각하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정리된 데이터를 선뜻 내어 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말로만 인구는 몇명 가량이고 적당히 사업체는 몇명이며 지역 경제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어렴풋한 말로 얼버무리기가 일쑤다. 물론 은행은 10개며 골프장, 부동산이 몇개라고 말하지만 이것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통계자료나 근거자료를 집약 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인타운이 커지면서 규모를 알려 줄수 있는 구체적 자료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인경제 규모, 한인 인구, 무유형의 자산, 지역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 한인사회 전체가 고용하는 인력, 한인의 경제활동의 결과로 세금을 내는 납세액의 규모 파악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자신있게 말을 할수 있으며 우리의 권익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나 연구를 부분적으로 다루고 그 결과를 혼자만 소유하게 된다면 항상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올 초 발족한 한미 경제 개발 연구소(KAEDC)는 총 18개 분야의 기본 연구를 시작하여 기초부터 다져가고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려 한다. 이것은 한 연구소의 힘으로만 되지 않고 사회각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후원을 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20여명의 학자는 물론 주변 인사들이 바쁜시간을 쪼개어 이 프로젝트에 정성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와 병행하여 경제 사회 분야 미주 한인 학자들의 관련분야인 논문과 저서를 총망라한 인덱스를 만들고 열람할 수 있도록 데이터 베이스화 하는 제2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 동안 미주한인 학자들은 그들의 평생 연구 논문과 저서가 개인당 수십편에 달하지만 한인학자 끼리도 누가 어떤 저서와 논문을 남겼는지 서로 교류를 할 수 없었다.
이제 미국 내 한인 사회는 가족끼리 구멍가게를 차려 근근히 입에 풀칠을 하던 영세 커뮤니티가 아니다. 어떤 다른 소수 민족과 비교해도 부끄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빠른 시일내 커졌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주먹구구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려 비즈니스를 하던 시대도 지나갔다. 무엇보다 미국 주류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 연구소 발족도 이를 위한 작은 노력의 하나다. 보다 많은 한인 사회 지도자들이 탄탄한 수치를 토대로 한인 사회가 도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작업에 동참해주기 기대한다.
존 서
한미 경제개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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